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넘기며 연일 최고가를 다시 쓰고 있지만 거래량은 늘지 않고 있다.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를 떠난 개인투자자를 잡기 위해 해외 기업 직접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금리 정상화에 따른 선진국·신흥국 동반 증시 상승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 보관잔액은 83억7684만달러(9조5211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말 59억9643만달러(6조8155억원) 대비 약 23억달러가 증가했다. 6개월만에 3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해외 주식으로 들어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시를 떠난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뛰어넘는 강세장 속에서도 거래량은 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올해 코스피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99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조5223억원에 비해 1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5년 5조3543억원에 비해서는 외려 감소했다. 사상 최고로 거래대금이 많았던 2011년(13조5050억원)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강세에도 개인 거래량이 늘지 않는 것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주식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며 “특히 코스닥에서 고수익을 기대하던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해외주식 등 대체 자산으로 투자포트폴리오를 변경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은 지난해보다도 거래대금이 줄었을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발 금리 정상화 등 정책변화가 이뤄지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는 동반상승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말 대비 300P 넘게 상승했다. 홍콩항셍지수는 1만선을 울쩍 웃돌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2만선을 뚫고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달 19일 2만1528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스톡스도 5월 396.45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선진국·신흥국 증시가 동반 상승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개별 주식에 대한 투자분석보고서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날도 중국 메이디그룹, 일본 야스카와전기와 OSG그룹 등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새로 발간됐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GBK추진본부를 신설해 해외주식 거래 국가를 연일 확대하고 있다. KB증권은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선물 거래시 해외주식을 무작위로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정상화와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으로 그간 해외주식펀드 등을 통해 간접투자를 하던 투자자가 직접 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무료 수수료 등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외주식 보관잔액 현황 (단위:백만달러),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