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지하철에서 수백명이 동시에 고화질(HD)급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초고속 와이파이(Wi-Fi) 서비스가 나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 8호선에서 실시한 모바일 핫스팟 네트워크(MHN) 기술을 활용한 1.25Gbps 속도의 데이터 전송 시연에 성공, MHN 초고속 와이파이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18일 밝혔다.
MHN은 속도가 기존의 와이브로(WiBro) 기반 기술보다 약 100배, 롱텀에벌루션(LTE)보다 30배 빠르다. 기존의 와이파이는 20명 이상이 한 번에 이용하기 어려웠다. 대용량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ETRI가 개발한 MHN 기술은 달리는 지하철에서 550명이 동시에 2Mbps 속도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끊어짐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대역 폭이 500㎒인 초고주파 대역을 사용한다. 이번 실험에서는 지하철 기관실에 MHN 송수신 단말기와 와이파이 공유기를 연결한 결과 최대 260~360Mbps 속도가 나왔다. 기존의 와이브로, LTE 기반 와이파이는 12Mbps 이하였다.
이로써 MHN는 새로운 와이파이 기술로 자리 매김할 수 있게 됐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고속 데이터 통신 서비스 상용화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해외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MHN 기술 환경은 지난달 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5G 후보기술 규격 평가문서'에 반영됐다. 앞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국제표준 기술로 승인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ETRI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최대 10Gbps까지 지원하는 'MHN-E(Enhanced)'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버스에서 MHN-E를 이용한 5G 이통 서비스를 시연할 계획이다.
정현규 5G기가서비스연구부문장은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는 클레버로직과 함께 실제 지하철 환경에서 MHN 초고속 와이파이 기술의 성능 입증에 성공했다”면서 “어디서든 쾌적하게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