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사이버보안대 창설 논의"…美는 부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러시아가 '사이버보안대' 창설을 논의 중이라는 주장이 러시아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이버보안대 창설 문제를 협의했다가 미국 내 거센 후폭풍을 맞고 번복했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통신 RIA는 푸틴 대통령 사이버안보 특사 안드레이 크루츠키를 인용, 양국이 사이버보안대 창설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크루츠키는 “논의가 진행 중이고 서로 다른 제안들이 오가고 있다. 아무도 이러한 협의나 접촉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러시아 정부 관계자 스베틀라나 루카슈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유엔 등을 통해 사이버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정보·안보 당국 관계자들은 이런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사이버 안보를 위한 미국과 러시아 간 협력 논의는 몽상”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국토안보·테러지원 고문인 토머스 보서트도 지난 주말 유럽에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와 사이버 안보과 관련한 파트너십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파트너십은 신뢰할만한 관계에 이르렀다고 믿고, 이상과 목표, 행위에 대한 공감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과 러시아는 아직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그런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신뢰 관계가 구축되지 않는 한 사이버보안에 관한 협력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