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대표 이용우·윤호영)가 27일 오전 7시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케이뱅크에 이은 두 번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의 새로운 은행 서비스 등을 앞세워 기존 은행과의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
26일 카카오뱅크는 '같지만 다른 은행'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공식 출범을 알렸다.
지난 4월 은행업 본인가에 이어 5월 말 임직원과 주주사 및 관계사 직원 등이 실거래 운영 점검을 시작한 지 60여일 만이다.
카카오뱅크 핵심은 모바일과 수수료 제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온리 모바일' 서비스를 구현했고, 전통 은행이 취하던 수수료를 모두 없앴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모바일에서 완결되는 은행 서비스를 목표로 고객 중심 철학이 반영된 카카오뱅크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면서 “카카오뱅크의 고객 서비스 시작은 은행을 이용하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실명 확인을 통한 평균 7분 계좌 개설을 시작으로 수신, 여신, 체크카드, 해외 송금 등 주요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다. 계좌 개설 후 평균 60초 이내에 소액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가능한 '비상금 대출'은 신용 등급 8등급도 신청할 수 있다. 신용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최대 1억5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고객이면 누구나 동등한 금리·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급여 이체, 적금 가입, 통신비·관리비 자동 이체 등 복잡한 금리·서비스 우대 조건을 없앴다. 부담스럽기만 하던 현금자동입출금(ATM) 이용 및 이체 수수료를 비롯해 알림톡 등 주요 서비스 수수료 역시 모두 면제한다. 체크카드는 사용 금액(실적)과 관계없이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장기로는 로봇이 인간과 대화하는 '챗봇(Chatbot)'도 상용화할 예정이다. 고객 질문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상담해 주는 카카오톡 기반의 금융봇이다.
금융봇은 공과금 납부 일정, 자동 이체 결제 내역,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주변 식당을 안내할 예정이다. 고객 재무 상황을 점검·관리해 주고, 상품 추천 및 상담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모든 서비스는 사용자 중심으로 재편했다. 금융 서비스 개선 사항으로 꼽혀 온 공인인증서를 모두 걷어 냈다. 계좌 개설 본인 인증은 휴대폰 본인 인증, 신분증 인증, 타행 계좌 이체 방식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주요 인증은 핀 번호를 사용한다.
카카오뱅크 출범은 국내 금융 시장 혁신을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복수 경쟁이 시작됐다는 점 외에 금융 서비스와 지불 결제, 더 나아가 자산 운용까지 정보기술(IT)과 결합해 국경을 초월한 '크로스 뱅크' 경쟁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SNS 기반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짙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금융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점을 부각시키며 다양한 킬러 서비스를 내놓았다. 중금리 대출부터 전통 은행과 카드사가 플랫폼 상 접근이 불가능한 이종 부문까지 융합하면서 차별화를 선언했다.
윤호영 대표는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고객이 가장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 것”이라면서 “금융을 넘어 새로운 모바일 라이프를 실현하고, 서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