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공기방울과 레이저, 음파를 이용해 초소형 세포를 손상 없이 옮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 산업, 생명공학 기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상국 명지대 교수팀은 레이저의 열모세관 현상과 음파의 공기방울 진동현상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미소물체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아주 작은 세포를 손상 없이 제어할 수 있다.
우선 광흡수체가 코팅된 칩을 제작해 옮기고자 하는 초소형 물체와 함께 물에 넣는다. 그 후 레이저를 쬐면 해당 위치에 공기방울이 생긴다. 음파를 가하면 공기방울이 물체를 포획한다. 레이저 조사 지점을 옮기면 물체를 포획한 공기방울이 레이저를 따라 이동한다. 레이저, 음파 조사를 멈추면 포획이 풀리고, 원하는 위치에 물체만 남는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3~1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소물체를 목표 지점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공기방울 이동 자유도를 개선해 칩 내부 어디든 손쉽게 이동시켰다. 공정이 단순하고 정밀한 위치 제어가 가능했다.
아주 작은 세포나 신체조직을 옮기는 데 유용하다. 그동안 세포, 조직 같은 생물학 시료(샘플)는 집게, 주사기 같은 고체 도구를 이용해 옮겼다. 이 과정에서 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 세포 제어 기술은 바이오 산업, 생명공학 연구의 필수 과정이어서 대안이 요구됐다.
공기방울을 이용하면 세포, 조직 시료에 손상을 입힐 위험이 거의 없다. 하지만 공기방울 크기와 위치의 제어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공기방울을 쉽게 생성하고 정밀하게 위치를 옮겨 한계를 극복했다.
생명공학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를 분석하려면 우선 세포를 정확하고 손상 없이 분리·이동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팀 연구 성과는 단일 세포 제어 기술을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 교수는 “세포 생물학처럼 세포 간에 이뤄지는 통신을 연구하려면 단일 세포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세부 분석 효율을 높이고 바이오산업, 의학, 생명공학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센서스앤드액추에이터스B:케미컬'에 실렸다.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한국형SGER)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