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장마에 제습기 판매↑…특수 기대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습기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습기를 살펴보고 있다.

긴 장마가 지속되고,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제습기 시장이 특수를 맞았다. 최근 수년 간 마른 장마가 찾아오면서 침체를 겪던 제습기 시장에 모처럼 찾아온 호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각종 가전유통 판매채널에서 제습기 판매가 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1일~27일) 판매된 제습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장마가 집중됐던 기간인 4일부터 17일까지 2주 동안 제습기 매출은 직전 2주 (6월20일~7월3일)보다 무려 200%나 증가했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도 장마 한가운데 들어갔던 지난 9~15일 제습기 판매량이 전주 대비 3.7배나 증가했다. 전월 동기와 비교하면 9.4배 늘었다.

제습기 판매가 증가하는 것은 최근 수년간 마른 장마였던 것과 달리 올해 장마가 많은 비를 동반했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어서다.

LG전자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
LG전자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

제습기 제조사는 모처럼 찾아온 제습기 시장 호황을 반기고 있다. 수년 간 부진했던 탓에 올해 LG전자와 위닉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제습기 인기가 높아지면서 재고를 빠르게 소진했고, 추가 제품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장마철을 앞두고 넉넉한 제습 용량과 높은 에너지효율을 갖춘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 신제품 6종을 출시했다. 제습 용량이 국내 가정용 제습기 중 가장 큰 19리터 모델 4종과 16리터 모델 2종이다. 6종 모두 지난해 말 강화된 에너지효율 등급기준을 통과해 에너지효율 1등급을 달성했다.

위닉스도 지난달 SK텔레콤 스마트홈 기능과 향상된 에너지 소비효율을 갖춘 신제품 6종을 내놓았다. 위닉스는 인버터 제습기와 정속형 제습기를 모두 선보였다. 보급형 정속형 제품에는 스마트홈 기능을 제외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

위닉스 2017년형 제습기 신제품
위닉스 2017년형 제습기 신제품

유통업계도 제습기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초특가 할인과 L포인트를 제공하고, 일부 제품은 당일 배송 서비스를 한다.

제습기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 기후현상으로 장마가 길어지고, 태풍까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날씨전망에 따르면 8월에도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 때가 많고, 대기불안정과 발달한 저기압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습도가 높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제습기 인기가 되살아났다”면서 “에어컨 제습 기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용이 편리해 제습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