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발사 등 보다 강력한 무력시위 전개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잔여 발사대 추가 배치를 포함한 한미 간 전략적 억제력 강화방안을 즉시 협의하도록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히 소집한 자리에서 이와 같이 지시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이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긴급히 요청, 강력한 대북 제재안 마련 추진과 함께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한 대북 경계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북한은 28일 오후 11시 41분 자강도 무평리 인근에서 ICBM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기를 동해 상으로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오후 11시 50분 정의용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보고를 받고, 이날 오전 1시 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문 대통령이 사드 잔여 발사대 추가 배치까지 거론함으로써 당분간 북한과는 대결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 이달 초 독일 구베를린 시청에서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베를린 구상'을 전 세계에 제시하고, 지난 27일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상호 중단 등 4가지를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ICBM급 미사일 도발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한 강한 불쾌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