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동차 업계가 전기자동차(EV)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 정부가 2040년 이후 휘발유·디젤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세계 각국이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함에 따른 대응전략이다.
토요타는 2019년부터 중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요타는 그동안 휘발유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카를 친환경 주력차종으로 내세운다는 방침에 따라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았으나, 배출가스 규제강화로 배터리전기차(BEV) 양산체제를 강화한다.
닛산은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를 크게 늘린 신형 전기차 '리프(Leaf)' 신형을 올 가을 일본과 유럽·미국시장에 내놓는다. 중국 시장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 전기차를 새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다가와 죠지 닛산 상무는 “전기차는 그동안 한번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와 높은 차 가격 때문에 판매가 부진했지만, 어느 단계에서 판매가 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혼다도 내년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어서 일본 자동차 업계 주요 3사가 모두 전기차 개발·판매에 나선 것이다.
전기차는 한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고, 고가의 차량 가격 탓에 보급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정부가 도시 대기오염 절감 대책에 앞장서면서 지난해 40만대 이상이 팔리는 등 판매 붐이 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일정 비율을 전기차로 생산하도록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제를 내년에 도입한다. 유럽에서도 프랑스와 영국이 이달 들어 2040년을 목표로 휘발유와 경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규제를 시행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자동차 메이커에 대해 일정 비율의 친환경차 생산을 의무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올 가을부터 휘발유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카를 친환경차에서 제외키로 했다. 규제를 더욱 강화한 셈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독일 폭스바겐은 앞으로 10년간 30개 차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볼보도 2019년 이후 모든 차종을 전기로 움직이는 차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