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이앤엘이 마이크로발광 다이오드(LED) 기술 확보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소형 LED다. 저전력·소형화의 장점 때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조명 기술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이앤엘은 한국광기술원과 손잡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용 디스플레이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 주관사로 우리이앤엘이 선정돼 내년까지 SVGA(800×600) 해상도를 지원하는 1인치 크기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마이크로 LED 광원과 광원이 동작할 수 있게 하는 회로를 연결하는 '접합 기술'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소형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도 수많은 칩이 필요하다. LED 자체가 곧 화소(픽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SVGA급 해상도 구현에는 48만개가 쓰인다. 적(R)·녹(G)·청(B) 서브 픽셀까지 고려하게 되면 LED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이처럼 LED가 정상 동작하기 위해서는 회로(스위칭 소자)와 1대1 매칭이 돼야 하는데, 마이크로 LED는 워낙 작고 수도 많다 보니 접합이 쉽지 않고,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우리이앤엘과 한국광기술원이 개발에 나선 것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이 접합 기술은 AR·VR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헤드램프 제조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기술원 관계자는 “스위칭 소자에 LED 광원을 직접 붙이는 '직접전사방식'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작으면서 전력 소모량이 적어 디스플레이 저전력화, 소형화, 경량화를 구현할 수 있다. 그러면서 밝고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소니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개발에 뛰어든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이크로 LED에 대한 관심이 배가 됐는데, 국내 기업도 기술 확보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중견 LED 업체인 루멘스도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피코프로젝터 등으로 활용 가능한 0.57인치 크기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 LED 양산 장비 개발도 진행 중이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
윤건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