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훈련에 활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훈련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박상준 소프트웨어(SW) 콘텐츠연구소 HMI연구그룹 프로젝트 리더팀이 사용자 움직임을 감지해 콘텐츠에 반영하고,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VR 훈련시스템 원천기술'(VR 훈련시스템)을 개발, 민간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서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ETRI가 개발한 VR 훈련시스템은 병사에게 실전과 같은 가상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훈련용 콘텐츠에 재현한다.
몸에 부착한 다중 모션 센서와 최대 6개의 뎁스 카메라로 총 20개의 사용자 관절 위치 및 움직임을 감지해 걷기, 뛰기, 앉기, 일어나기 등 다양한 역동 움직임을 정밀하게 파악해 준다.
또 두 가지 센서 기술의 상호 작용으로 빠르게 역동하는 움직임, 미세한 관절 회전도 무리없이 인식한다. 소총이나 권총과 같은 무기에 추가 마커를 부착하면 탄착 지점도 추정할 수 있다.
센서를 통해 얻은 정보는 콘텐츠에 실시간 반영된다. 현재 총 29가지 행동을 무리 없이 인식·적용할 수 있다. ETRI는 앞으로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각 행동의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시스템 반응 속도를 높이는 연구를 이어 갈 계획이다.
적용된 내용은 영상 장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 주변을 둘러싼 디스플레이로 콘텐츠 내용이 출력된다. 훈련 상황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 디스플레이 방식을 택했다. 용도에 따라 머리에 쓰는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도 쓸 수 있다.
연구팀은 시스템에 가로·세로 2.4m 크기의 전방향이동장치(ODM)를 접목,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ODM은 사용자가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을 실시간으로 인식, 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을 생성하는 장치다. 러닝머신 같은 원리로 사용자를 제자리에 머물게 한다. 앞뒤로 움직이는 궤도 장치를 좌우 방향으로도 움직이게 하는 2중 컨베이어 방식으로, 사용자가 360도 전 방향으로 걷거나 달릴 수 있게 했다. ODM 기술은 한국기계연구원, 도담시스템스, 케이벨,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국방기술품질원이 함께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달 중에 군 관련 첨단 기술 개발 업체인 S사에 이들 기술을 이전, 군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이와 동시에 테마파크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민간 기업에도 기술을 이전, 게임기를 비롯한 민수용 상품으로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상준 프로젝트 리더는 “VR 훈련 시스템은 당초 군 활용을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면서 “역동하는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 VR의 체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