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는 한 동네 사람들이 운동하도록 도왔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운동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김두민 펀패스코리아 부대표는 서른살 때까지 태권도장을 운영했다. 운동만 알고 사회를 모르면 제대로 본인 역량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아버지 권유로 영업직에 뛰어들었다. 약사 출신 아버지는 사업을 한 뒤 한동안 고전한 경험이 있었다. 약국 안에만 있다보니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 부대표는 다양한 회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할인쿠폰 책자를 만드는 '코코펀' 브랜드 영업을 하던 도중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제의를 받아 소셜커머스 '헬로디씨'를 함께 만들었다. 세계 최대 소셜 커머스 기업 그루폰 한국지사에서 일했다. 그루폰코리아에서 고관호 펀패스 대표도 만나게 됐다. 배달통, 요기요에서도 고 대표와 함께 근무했다. 포인트 적립, 리워드 광고, 주문 배송 서비스 등 모바일 앱 서비스를 개발·운영한 경험도 있다.
고 대표가 글로벌 피트니스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 '케이핏' 한국 대표를 제안 받으면서 김 부대표도 합류했다. 하지만 본사는 철수했다. 김 부대표는 고 대표를 비롯한 케이핏코리아 인력과 지난해 11월 펀패스코리아를 공동창업했다.
김 부대표는 “처음 케이핏에서 제의를 받았을 때 사람들을 운동하게 만드는 IT 서비스라는 점에서 끌렸다. 태권도 도장 운영 경험과 잘 어울렸고 사업성도 좋다고 판단했다”면서 “케이핏 철수 뒤 한국 상황에 맞는 독자 서비스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피트니스 뷰티 O2O 서비스 '펀패스'는 케이핏 단점을 개선한 서비스다. 케이핏은 멤버십을 구매하면 협력업체 전체를 오가며 이용 가능하다. 이용자가 운동을 많이 할수록 가맹점에 지불할 금액이 늘어나 오히려 운동을 권장하기 어려웠다. 직접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업주 응대가 친절하지 않다는 이용자 불만도 제기됐다.
펀패스는 모든 협력업체를 오가며 사용하는 멤버십 대신 특정 업체 정기권을 판매한다. 다양한 체험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1일권도 추가했다. 이용자가 정기권을 구매하는 직접 회원이기 때문에 업주 응대도 친절해진다. 결제도 이용 횟수 기반이다. 결제 금액이 고객 이용 빈도에 따라 분할 입금돼 장기 결제를 유도한 뒤 폐업하고 사라지는 '먹튀' 문제를 해결됐다. 소셜커머스 문제인 과도한 할인율을 지양하고 함께 성장 가능한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 서비스 시작 6개월여 만에 제휴 매장 수 1500곳을 넘었다. 고객 재구매율이 40%가 넘는다.
O2O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관련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 전자 쿠폰을 도입, 선물로도 이용권을 주고받게 한다. 이달 안에 11번가, 위메프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구매 가능해진다. 헬스장 뷰티 매장에 특화된 비품 유통(MRO),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에도 진출한다. 수건, 샴푸 등 비품을 제공한다. CRM프로그램으로 매장 등록부터 다양한 고객 관리를 지원한다.
김 부대표는 “비품 제공과 고객 데이터 수집·분석으로 점주 편의성까지 높일 것”이라면서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인 서비스로 이용자가 마음먹지 않아도 바로 운동을 즐기도록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