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디지털 사이니지를 포함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디자인권리를 대거 확보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형태의 혁신적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디자인 권리 선점으로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 확보가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상업용 디스플레이 관련 총 80개 디자인을 등록했다. 이 중 디지털 사이니지 품목만 45개다. 지난해 LG전자 이름으로 등록된 상업용 디스플레이 관련 제품이 하나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적극적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상업용 디스플레이 디자인 확보에 나섰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지면서 시장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다. LG전자 상업용 디스플레이 디자인 권리가 대부분 지난해 6월과 11월에 출원한 것을 보면 사전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디자인 권리가 디지털 사이니지에 국한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관련 디자인 가운데는 광고용 모니터가 설치된 파티션·진열장·의자, 프로젝터가 부설된 컴퓨터, 벤치가 부설된 디지털 사이니지, 디스플레이 패널이 부설된 책상 등 다양한 제품을 고려한 디자인이 절반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 권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면서 “실제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같은 디자인을 가진 타사 제품 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선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OLED 기술이 적용되면서 제품 다변화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기존 LCD는 벽면에 부착하는 평면 형태 제품만 만들 수 있었지만, OLED는 구부리거나 휘어지는 등 다양한 제품 구현에 유리하다. TV에는 커브드 제품 수준으로 변화를 줄 수 있지만 디지털 사이니지 같은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선택할 수 있는 제품 폭이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기술로 디지털 사이니지가 단순 디스플레이를 넘어 조형물 정도까지 제작이 가능해졌다”면서 “제품 디자인 요소가 강조되면서 제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 권리 확보도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등록한 디자인이 실제 제품으로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이외 새로운 디자인이 많기 때문에 제품 개발로 이어지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자체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와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193억달러 수준으로 2020년에는 314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 평균 12.9% 성장률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전자뿐 아니라, 많은 제조업체가 디지털 사이니지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차별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