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신성철)가 친환경 나노코팅 기법으로 과일의 부패 시점을 대폭 늦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농산물을 비롯해 금속·플라스틱·유리 등 물질에 적용, 항균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KAIST는 최인성 화학과 교수팀이 과일에 식물 기반 자연 물질을 코팅해서 장기 보존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은 항산화 작용 기능이 뛰어난 폴리페놀 복합체를 코팅 물질로 활용한다. 폴리페놀은 식물의 광합성 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천연 물질이다. 항균·항암 효능이 뛰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폴리페놀의 코팅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철 이온을 화학적으로 결합했다. 폴리페놀·철이온 복합체는 양 끝단이 외부와 쉽게 결합하는 구조를 띤다.
연구팀은 폴리페놀·철 이온 복합체에 새로 개발된 스프레이 나노코팅 기술을 더해 전체 기술을 완성했다. 기존 나노코팅 기법에는 대상 물질을 코팅 용액에 넣는 '침지법'이 쓰였다. 선택적인 코팅이 어렵고, 많은 공정·용액이 필요하다. 대상의 변형, 용액 오염도 막기 어렵다. 반면에 스프레이 분사 방식은 5초 이내에 적은 용액으로 넓은 면적을 코팅할 수 있다. 연구팀이 처음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스프레이 나노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과일의 신선도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귤은 28일, 딸기는 58시간 동안 각각 모양과 품질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현재 자체 연구소 기업인 'HC랩'을 설립,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에 제품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는 이 기술을 과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질에 활용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신발 밑창, 각종 위생 용품의 항균 기능을 증진시킨다. 안경알을 비롯한 유리에 친수성을 더해 흐름 방지 기능을 더할 수 있다. 앞으로 폴리페놀 복합체 외에 다양한 코팅 물질을 개발, 추가 기능을 확보도 가능하다.
최인성 교수는 “나노코팅 기술은 잠재력이 큰 첨단 기술”이라면서 “다양한 나노 물질을 이용해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