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수입 인증 중고차, 올해 '2만대' 넘는다

수입차 업계가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며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다. 올해 인증 중고차 시장 규모는 처음으로 2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제주 인증 중고차 전시장.
메르세데스-벤츠 제주 인증 중고차 전시장.

인증 중고차는 수입차 업체가 차량 매입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보증하는 공식 중고차 서비스다. 각 업체는 본사 지침에 따라 중고차 매입 후 100개 이상의 항목을 점검하고, 판매 이후 신차처럼 일정 기간 품질을 보증한다. 현재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업체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재규어랜드로버, 렉서스, 포르쉐, 인피니티, 페라리 등 9개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올해 상반기 4445대의 인증 중고차를 판매했다. 2005년 업계 최초로 인증 중고차 제도를 도입한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2006년 487대였던 인증 중고차 판매 대수는 2014년 3820대, 2015년 5200대, 지난해 6900대로 증가했다. BMW는 이달 경기 김포에 전시장을 여는 등 전국 16곳에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같은 기간 벤츠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급증한 4193대의 인증 중고차를 판매했다. 벤츠는 신차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대구, 광주, 제주 등 올해 들어 6곳의 전시장을 개장해 전국에 16곳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구축했다.

재규어랜드로버 서울 장안평 인증 중고차 전시장.
재규어랜드로버 서울 장안평 인증 중고차 전시장.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인 업체들도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4년 시장에 진출한 재규어랜드로버는 올해 5곳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추가해 전국에 12곳의 전시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처음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인피니티는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볼보자동차도 연내를 목표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수입차 업계가 인증 중고차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철저한 품질 보증으로 자사 중고차의 잔존가치 하락을 예방할 수 있어서다. 중고차 잔존가치 보장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고객이 타던 중고차를 직접 매입해 신차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인증 중고차는 1년 2만km의 무상보증을 제공하고, 공식 서비스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업체들은 24시간 긴급 출동, 멤버십 서비스 등 신차 고객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일반 중고차 시장 동급 매물보다 10%가량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감가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증 중고차 제도 정착 이후 오히려 국산차보다 높은 잔존가치를 유지하고 있다”며 “수입사가 품질을 보증하기 때문에 인증 중고차를 찾는 고객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판 커진 수입 인증 중고차, 올해 '2만대' 넘는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