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D세그먼트(중형) 세단 'G70'을 다음 달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판매 가격은 3000만원대가 유력하다. BMW·메르세대스-벤츠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G70은 가장 낮은 트림을 3600만원대로 책정해 다음 달 국내 시판에 들어간다.
G70은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이는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은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등 독일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시장이다. 연간 약 3만대 규모인 국내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은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양분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G70이 주행성능, 안전·편의사양, 가격 경쟁력에서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3.3 터보 가솔린 모델은 G80 스포츠에 이은 두 번째 스포츠 라인으로,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f.m 동급 최고 수준 힘을 발휘한다. 제네시스는 G70 가속성능을 기아차 '스팅어'보다 뛰어나게 세팅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 보다 빨리 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G70은 카카오와 공동 개발한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국산차 최초 커넥티드카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버형 음성인식은 '원샷(one shot)'방식으로, 목적지 검색과 맛집, 관광지, 정비소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카카오 아이'를 활용함으로써 차량 내장형 음성인식 기능 한계를 넘어 자연어 인식, 방대한 운전자 관심 위치 정보, 멀티미디어 처리기술 등 서비스도 제공한다.
제네시스는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한 G70 가격 책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저트림 시작 가격을 기아차 '스팅어'와 150만원대로 좁혀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판매 가격은 3600만~5000만원대로 정해질 전망이다. 이는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대비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스포츠 모델은 2000만원 이상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G70이 수입차 고객들을 제네시스로 유입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판매 중인 차종이 준대형차 'G80', 대형차 'EQ900' 등 두 개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2만7716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9.5% 가량 감소했다. 그 결과 내수 프리미엄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3만7723대), BMW(2만8998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현재 대형차 중심이지만, G70 출시로 판매 확대와 함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향후 제네시스 SUV·쿠페 등 다양한 차종 시장 판매를 위한 기반을 다질 것”이라며 “G70 사전계약은 아직 확정된 바 없고, 가격 역시 최종 조율 중이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