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심한 도로에서 운전할 때 미세먼지를 비롯한 유해물질을 차단하려면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닫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 애너 리비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대기환경(AE)'에 에어컨을 켜면 차량 내 대기오염물질을 최대 34%, 창을 닫으면 최대 44%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자동차 내외부에 오염수준을 동시에 측정하는 센서와 연결 장치와 설치해 3개월 동안 출퇴근 시간에 치량을 운행하며 초미세먼지(PM 2.5), 극미세먼지(UFP), 운전자 폐에 축적된 일산화탄소(CO) 등 유해물질 수치를 파악했다.
또 주행 중 창을 열거나 닫고, 환풍기나 에어컨을 켜거나 끄는 등 공기순환 상태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차량 내 오염물질을 측정했다.
그 결과 에어컨을 켰을 때 차량 내 오염물질의 농도가 외부 오염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3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창문을 닫고 주행하는 것이 열고 주행한 것에 비해 오염물질이 8~44% 줄었다.
창을 열고 환풍기(팬)를 켰을 때 차량내 오염물질 농도는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환풍기나 에어컨 모두 바깥 공기를 끌어들여 같은 통풍로와 필터를 통해 차 안으로 공급하지만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컨의 경우 오염물질이 차가운 수증기에 오염물질이 들러붙어 실제 호흡하는 공기로의 확산이 억제된다는 것이다. 이런 에어컨의 효과는 운행 차량이 버스나 트럭 뒤에 있을 때처럼 외부 오염도가 높은 경우에 더욱 효과적이었다.
따라서 정체와 오염이 심한 운행 상황에서는 창을 닫고 에어컨을 켠 채 주행하며, 이 상황을 벗어나면 에어컨을 끄거나 창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전략이 유해물질 흡입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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