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O2O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생태계를 연결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음식배달, 홈 케어, 자동차 케어, 인테리어, 대중교통,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존재한다. 이용자에게 친숙한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O2O 산업은 자생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에서 손꼽히게 높고 훌륭한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정부 규제, 불안한 수익구조, 기존 사업자와 갈등 등이 이유다.
O2O 사업자는 기존 사업자와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수많은 제품·서비스가 제공되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대부분 기존 사업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개 서비스 형태의 O2O 사업에서 기존 사업자는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역할을 한다.
이들과 갈등이 심화되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O2O 서비스 존폐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로 기존 사업자와 경쟁을 선택한다면 '연결'이라는 본래 취지와는 무관한 경쟁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기존 사업자와 갈등하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상생'에 해답이 있다.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해당하는 산업 전체를 바라보고, 산업 자체 불편함을 해소한다면 O2O가 기존 사업과 경쟁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다.
필자가 모바일을 통한 세탁소 네트워크 플랫폼 '리화이트'를 처음 구상할 때 기존 세탁소에는 추가 매출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매력적일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수많은 세탁소를 다니면서 아무리 좋은 취지를 설명해도 우리는 새로운 '경쟁상대' 혹은 '사기꾼'으로 비춰졌다. 세탁소 불편함은 매출에만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본적 불편함을 해결하지 않은 채 '모바일 수거배달'에만 초점을 맞춘 우리 서비스는 세탁서비스 시장을 잘 모르고 뛰어들었다는 질타를 받기 일쑤였다.
중소형 세탁 공급자는 세탁 과정이나 요금 정보를 인력 부족 등 이유로 서비스 이용자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요금 등에 불만이 생긴 고객이 조용히 발길을 끊거나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오해가 생긴 부분에 대해 해명을 할 기회가 없었다. 불만을 표하는 고객을 서툴게 상대하며 감정 노동을 했다.
리화이트는 세탁업의 특성에 알맞은 통합 솔루션을 통해 고객에게 세탁요금, 소요기간, 세탁품목, 세탁정보 등 정보를 자동화해 전달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고객이 정보를 얻지 못했을 때 불만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O2O 사업자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존 세탁소 불편함을 해결하는 동시에 이용자가 편리해지는 통합 솔루션을 보급하고 O2O 세탁소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협력 사업자가 늘면서 모바일로 세탁 서비스를 제공 받는 지역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O2O 사업에 동참하는 기존 사업자가 늘고 있다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다. O2O 네트워크가 커지면서 대기업과 제휴 등 신규 사업 발굴도 용이해진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와 상생 방법은 각 산업 카테고리 특성에 따라 디테일한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그 디테일을 살펴야 한다. 공급자 불편함과 서비스 이용자 불편함이 맞닿아 있는 곳, 그곳에 상생 발전의 해답이 있다고 믿는다. 상생이 선행돼야 O2O 사업자에도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김현우 리화이트 대표 hyunwoo.kim@rewhite.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