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원대 커피머신을 3만원에 살 수 있다.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큐딜리온(대표 이승우)이 최저가 쇼핑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출시 직전 남모를 속앓이로 세상 빛 못 보게 된 제품을 모아 판매한다. 가게 이름은 '중고나라 비밀의 공구'다. 플랫폼은 네이버 밴드다.
품질은 좋은데 공개적으로 팔기 어려운 제품이 이곳에 집결한다. 대기업 납품 직전 계약이 틀어져 창고에 쌓이게 된 상품을 가져와 판다. 판매 할당량을 급하게 소진하려 내놓은 물건도 즐비하다. 판로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 제품을 대신 팔아주기도 한다. 불운한 사연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비밀의 공구 회원들은 공동 구매 방식으로 이들 제품을 사들인다. 대량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소비자 가격 15만8000원 상당 커피머신 '돌체구스토 미니미'가 3만9900원에 팔린다. 할인율이 75%에 달한다. 커피 캡슐 2박스를 덤으로 준다.
향수도 선보였다. 18만원짜리 '조말론 향수'(100ml)를 9만원에 내놓았다. 올해 초 40만원대로 출시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500GB)는 29만9000원에 구입 가능하다. 최근엔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기가 인기다. 1대당 100만원에 달하는 고가 게임기를 60만원에 팔았다. 2시간 만에 50대가 완판됐다.
그러나 누구나 최저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존 회원에게 추천받은 일부만 자격을 얻는다. 선택받은 자만이 누리는 특권인 셈이다.
회원들은 '멀티 자키(MJ)'를 통해 손쉽게 쇼핑할 수 있다. MJ는 카페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소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 회원과 채팅, 댓글로 실시간 소통하며 쇼핑을 돕는다. 현재 MJ 9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 모두 억대 연봉을 올린다는 게 중고나라 측 설명이다.
비밀의 공구는 지난해 1월 문을 열었다. 연간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회원 11만여명을 모았다. 중고나라는 회원 160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 1위 카페다. 하루 방문자 수는 550만명, 중고 거래 신규 등록 횟수는 27만건에 이른다.
이광득 비밀의공구 대표는 “TV홈쇼핑 쇼호스트와 상품 기획자, 영상 PD, 고객 상담가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MJ가 비밀의공구 핵심”이라며 “MJ를 전문적으로 육성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해 다양한 미디어 커머스와 결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