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두 번째 10.5세대 액정표시장치 생산 공장을 짓는다. 현재 허페이에 건설 중인 10.5세대 공장에 이어 우한에도 10.5세대 LCD 공장을 세운다. BOE, 차이나스타, 폭스콘 등 중국과 대만업체가 물량 공세에 속도를 내면서 대형 LCD 패널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것으로 우려된다.
BOE는 후베이성 우한시 정부, 후베이성 장강경제벨트산업기금과 10.5세대 LCD 생산라인 투자 협약을 맺고 오는 4분기부터 공장 건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작년 말부터 BOE의 10.5세대 LCD 추가 투자 가능성을 제기했다.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물론 초대형 TV용 패널 투자까지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BOE와 지방 정부는 두 번째 10.5세대 LCD 라인에 총 460억위안(약 7조827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3370×2940㎜ 기판 규격으로 월 12만장 생산능력을 갖춘다.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오는 4분기 착공한다. 65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페이에 위치한 BOE의 첫 번째 10.5세대 LCD 라인 B9은 내년 3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생산능력은 월 9만장 규모다. BOE는 최근 B9 2단계 투자로 월 3만장 규모 설비를 발주했다. 2단계 투자가 내년 2분기부터 초기 가동을 시작하면 내년 말까지 월 12만장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차이나스타도 작년 8월 11세대 LCD(3370×2940㎜) 투자를 발표하고 올해 초부터 장비를 발주해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총 투자금은 465억위안(약 7조8970억원)으로 월 9만장 생산 규모다. 내년 7월부터 설비 입고를 시작해 2019년 7월 대량 생산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폭스콘은 지난 3월 중국 광저우에 610억위안(약 10조3596억원) 규모 10.5세대 8K 해상도 LCD 패널 라인 투자를 발표하고 건설을 시작했다. 월 9만장 규모로 2019년 하반기 양산을 계획했다.
CEC-판다와 HKC도 10.5세대 LCD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 투자 일정과 규모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중화권 기업이 10.5세대 LCD 투자에 잇따라 나서면서 대형 LCD 주도권이 중국으로 빠르게 넘어갈 전망이다. 10.5세대에 투자 중인 중국 패널사 대부분은 65인치 이상 대형 패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BOE가 B9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내년 3분기부터 대형 패널 가격 하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10에서 2020년 10.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양산할 계획이다. 그 전까지 8세대 OLED에 멀티모델글라스(MMG)를 도입해 65인치와 75인치 양산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세대 규격에 MMG를 도입하면 마더글라스 1장에서 65인치 3장과 32인치 6장을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다. 75인치 2장을 찍으면 49인치 2장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LCD에 MMG 방식을 적용해 생산 중이나 아직 8세대 OLED에는 MMG를 도입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OLED 생산기술을 준비하는 중국 제조사는 BOE 한 곳 정도일 뿐이며 대부분 초대형 8K 해상도 LCD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0.5세대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LCD 가격이 하락세인데 10.5세대 양산을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가격 인하 압박이 덜한 65인치와 75인치 초대형 패널 가격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10.5세대와 11세대 LCD·OLED 투자 현황 (자료: 업계)>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