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이 30% 가까이 늘어 주목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여파를 뚫고 달성한 성과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대상 영업을 강화한 전략이 통했다.
20일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매출은 1조23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468억원) 대비 30.6%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남아 매출은 16%, 유럽이 4.8% 증가한 반면에 미주지역은 11%, 일본은 매출이 40% 가까이 줄었다. 중국이 삼성전기 해외사업 성장을 주도한 모양새다.
중국 매출 신장은 듀얼카메라 영향이 크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삼성전자가 듀얼카메라 채택을 미루면서 중화권 영업을 강화했다.
이는 저가 제품 이미지를 벗고 제품 차별화를 추진하려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수요와 맞물리면서 성과를 냈다.
삼성전기는 중국 신흥 제조사인 오포(OPPO)와 비보(vivo), 샤오미에 듀얼카메라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고성능 스마트폰을 만들려는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적층세라믹콘덴스(MLCC)와 통신모듈도 확대됐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화권에 카메라 모듈 판촉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면서 “듀얼카메라와 더불어 MLCC, 칩 인덕터 등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중국 매출을 견인했고 이 추세는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사드 배치 악재 상황에서도 듀얼카메라를 비롯한 핵심 부품은 대체가 불가능해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듀얼카메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 부품 경쟁사인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 공급에 집중하며 오히려 중화권 듀얼카메라 시장 점유에 상대적으로 뒤쳐졌다.
하반기 중국 기업들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본격화 되면 듀얼카메라 출하량 확대로 실적 성장은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중화권 매출을 전체 3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연간 매출은 6조원대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