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공기아연전지 효율 높이는 새 촉매 개발

공기아연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촉매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공기아연전지는 현재 이차전지시장 주류인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호주 시드니대학교와 싱가포르 남양기술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공기아연전지 충·방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고성능·저비용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공기아연전지는 백금이나 산화이리듐(IrO2), 루테늄산화물(RuO2) 같은 값비싼 금속 촉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보청기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돼왔다.

새롭게 개발된 솔루션은 철, 코발트 니켈 같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속 산화물을 조합한 CoNi FeNi, FeCo 산화물로 기존 귀금속 촉매를 대체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금속 산화물을 단독으로 사용할 때마다 주요 화학적 반응인 산소환원반응(ORR)과 산소발생반응(OER)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0시간 60회에 걸친 충·방전 사이클 테스트에서 배터리 효율이 10% 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위안 첸 시드니대학교 교수는 “연구를 통해 공기아연전지를 위한 새로운 고성능, 저비용 촉매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충전 가능한 금속공기전지의 근본적 기술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시드니대학교와 싱가포르 남양기술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공기아연전지의 충·방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고성능·저비용 촉매를 개발했다. (사진=시드니대학교)
호주 시드니대학교와 싱가포르 남양기술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공기아연전지의 충·방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고성능·저비용 촉매를 개발했다. (사진=시드니대학교)

이차전지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현재 주류를 이루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질 경우 발화 위험성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현재 기술 기반으로는 용량을 끌어올리는 데도 한계에 다다랐다.

금속공기전지는 철, 아연,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을 음극으로 쓰고 양극에는 산소 등 공기를 사용하는 이차전지로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 후보군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공기아연전지는 공기 중 산소와 전지 내부 아연 금속을 산화시키는 과정에서 반응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전지다.

양극으로 공기 중 산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지 내부를 음극만으로 충전할 수 있어 일반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를 1.5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수성 전해액을 사용해 충격, 파손, 단락이 없어 열에도 폭발하지 않는 안정성이 강점이다. 납이나 수은 등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친화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희귀금속인 리튬과 달리 지구상에 흔한 금속인 아연을 원재료로 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안정적 공급도 가능하다.

하지만 온·습도에 영향을 많이 받고 충·방전이 지속될수록 내구성이 약해지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공기아연전지 상용화를 위한 많은 연구가 충·방전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촉매 재료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금속공기전지 공기극 촉매로는 카본계, 귀금속계, 전이금속과 산화물계 소재 연구가 되고 있다. 귀금속계는 가격이 높아 저가 금속산화물계 촉매 연구가 필요하다.

지난 4월 국내 김동완 고려대 교수팀은 망간 몰리브덴 산화물(MnMoO4) 나노선을 리튬공기전지 촉매로 개발했다. 기존에 보고된 탄소계 촉매 적용 전지보다 리튬공기 이차전지 수명이 5배가 향상된 것을 확인하고 이를 공기아연전지 등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015년에는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과 노스텍사스대학 연구진이 백금, 금속산화물 기반 촉매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지는 탄소 폼 기반 촉매를 개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