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만 훅 불면 다이어트 효과 측정할 수 있다…측정기 개발

3초 동안 입김을 불어넣으면 다이어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됐다. 입김 속 물질을 분석, 체지방 연소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식이요법이나 운동 효과 분석에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가스센서 전문 업체 센텍코리아의 헬스케어 자회사 센텍지엠아이(대표 유도준)가 호흡가스로 체지방 연소량을 측정하는 케토스캔(KETOSCAN)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케토스캔 시제품은 최근 플로리다 국제 의료기기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내년 양산·판매를 앞두고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체지방을 연소하면서 케톤이라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때 호흡가스로 수ppm 정도의 아세톤이 미량 발생한다. 케토스캔은 호흡가스에서 나오는 아세톤 양을 측정, 체지방 연소 양을 파악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다이어트 시 체지방 대신 수분이나 근육이 빠지면서 체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체중만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아세톤 배출량을 측정하면 체지방 연소 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최근 아세톤 생성과 체지방 연소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임상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호흡가스 분석에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프 기계가 쓰인다. 그러나 기계 값이 대당 1억원대의 고가인 데다 분석에만 1시간이 걸려 병원과 연구실에서 제한 사용될 수밖에 없었다.

케토스캔은 3초 정도 호흡을 불어넣으면 결과를 상단에 탑재된 10.1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곧장 시간당 체지방 연소 양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도 대당 1000만원 수준으로, 출시가 이뤄지면 비만클리닉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센텍지엠아이는 기기뿐만 아니라 아세톤 배출량과 체지방 연소 양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SW)를 함께 개발, 체지방 감소 추세로 다이어트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아세톤 배출량이 2ppm이라면 지방이 시간당 2.75g 빠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주일에 약 400g 정도로, 사용자는 이 추세대로 가면 한 달에 지방으로만 1.6㎏을 감량할 수 있다고 확인할 수 있다. 비만클리닉에서는 환자가 평소에도 짠 프로그램대로 식단 조절과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저탄수고지방(LCHF)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 지방 대사의 부산물인 케톤체(아세톤)를 포도당 대신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 이 기기를 사용하면 아세톤 배출량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도준 센텍코리아 대표는 “잘못된 방법으로 다이어트한다면 들이는 노력에 비해 높은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중간 체크가 중요하다”면서 “케토스캔을 통해 현재 다이어트가 얼마나 효과 높게 이뤄지고 있는지, 현재 추세로 가면 특정 기간에 체중을 몇 kg 감량할 수 있는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8년 설립된 센텍코리아는 반도체식 가스센서 전문 업체로, 가스센서 기반의 음주감지기와 음주측정기를 세계 4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 경찰청에도 음주 단속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23억원이었다.

센텍지엠아이는 센텍코리아가 가스센서 기반의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본격 진행하기 위해 올해 설립한 자회사다. 사람 호흡 내에 있는 특정 질병 관련 가스를 분석,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