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벤처썸머포럼]4차 산업혁명, 벤처가 주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벤처업계가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 주도를 선언했다. 중소·벤처 관련 단체장이 손잡고 정책 제언을 위한 위원회도 설치한다. 정책연구소는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벤처와 스타트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벤처스타트업위원회 발족식 후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베이글랩스 박수홍 대표, 매쉬업 이택경 대표, 인터파크 이상규 대표, 오픈놀 권인택 대표, 벤처기업협회 안건준 회장, 디캠프 김광현 센터장, 에스씨엔 김선호 대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산업은행 서성호 실장, 시지온 김범진 대표
벤처스타트업위원회 발족식 후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베이글랩스 박수홍 대표, 매쉬업 이택경 대표, 인터파크 이상규 대표, 오픈놀 권인택 대표, 벤처기업협회 안건준 회장, 디캠프 김광현 센터장, 에스씨엔 김선호 대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산업은행 서성호 실장, 시지온 김범진 대표

벤처기업협회(회장 안건준)와 여성벤처협회(회장 윤소라)는 24일 열린 벤처썸머포럼 기자간담회에서 '혁신벤처단체협의회'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협의회는 벤처기업협회 주도로 기술혁신형중소기업협회(이노비즈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IT여성기업인협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메인비즈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창조경제혁신센터 협의회 등 8개 단체로 구성된다. 중소·벤처기업을 대표하는 협회·단체장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관련 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의회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 명칭은 이노비즈, 벤처, 소프트웨어(SW) 등 신산업 분야 사업자 단체 공동 이해와 미래 확장성을 고려했다. 일반 중소기업과 달리 혁신벤처 업계 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협의체라는 조직 형태를 택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특정 협회가 주도하지 않고 혁신적인 단체가 고르게 끌어가도록 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혁신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 고민을 하는 모임”이라고 소개했다.

협의회는 9월부터 분기별 1회 정책 발표회를 갖고 토론을 통해 업계 의견을 하나로 모은다. 참여 단체장이 돌아가며 주도한다. 장소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이다. 산업은행에서 적극 지원키로 했다.

협의회는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센터 시설 활용방안도 고민한다. 발족식은 9월 중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선임 이후 열릴 예정이다. 벤처기업협회가 사무국 역할을 맡는다.

협의회는 산하에 '좋은일자리위원회' 등을 두고 대정부 정책 제안도 병행할 예정이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정부 일자리창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정민 혁신벤처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좋은 일자리는 고용 연속성과 정당한 대가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이런 면에서 벤처는 속성상 좋은 일자리를 담보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부소장은 “단순 창업은 고용 창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 “벤처 생태계 활성화로 우수한 벤처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럼 첫 날 출범한 '벤처스타트업위원회'도 제2 벤처 붐을 주도한다. 혁신벤처 생태계를 민간 주도로 조성하는 게 목표다.

위원회는 벤처와 스타트업 힘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맡는다. 선배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머리를 맞대고 업계 현안과 정책 제언, 규제 개선을 발굴·논의한다. 정부와 국회에 업계 목소리도 대변한다.

위원회는 젊은 벤처를 추구하고자 베이글랩스와 모비두처럼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중심으로 꾸렸다.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는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박 대표는 안건준 협회장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만난 후 직접 위원회로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글랩스는 무엇이든 길이를 잴 수 있는 스마트 줄자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킥스타터에서 한 달여간 진행한 모금에서 135만달러를 모았다. 킥스타터 역대 30만개 프로젝트 가운데 상위 0.04%에 해당한다. 당초 목표 3만달러를 채우는 데 몇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인디고고에서도 40만달러를 모았다.

모비두는 삼성넥스트가 투자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해외 스타트업 중심으로 투자를 해온 삼성넥스트가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모비두는 고주파 영역인 비가청 음파를 활용해 정보를 전송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들리지 않는 소리를 매개로 결제와 인증, 마케팅 솔루션을 개발한다.

위원회는 분기별 1회 정기회의를 갖고 내년부터 사물인터넷(IoT), 바이오·헬스케어, 인공지능(AI)·로보틱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핀테크 등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분과 모임도 운영한다. 10월부터는 '벤처 O. N .E 포럼'도 개최한다. 선·후배 벤처기업인 간 교류와 소통 창구이자 위원회 운영을 돕는 실행기구 역할이다. 내년에는 벤처썸머포럼과 공동 개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박수홍 벤처스타트업위원회 위원장은 “위원회에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6%가 위원회 참여 의사를 밝혔다”면서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네트워크 장, 경험 발표와 토론의 시간,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로 이관된 기술보증기금도 벤처 전문 지원기관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보증액이 20조원이 넘는 거대 기금이 벤처 뒷배를 봐주는 셈이다.

김규옥 기보 이사장은 포럼에 참여해 “벤처 80% 이상이 기보 자금 지원을 받고 자랐다”면서 “일반 중소기업 지원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벤처기업 지원은 기보가 담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보 이름도 벤처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형 공기업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 중이다.

김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고 벤처가 정부 20대 전략 안에 포함된 이번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현재 21조원인 보증 규모도 100조원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섰던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도 힘을 보탰다. 대기업 주도 경제구조에서 혁신적인 벤처·스타트업이 함께 발전하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기업이 커야 효율적이지만 혁신성이 떨어진다”면서 “효율적인 대기업과 혁신적인 벤처·스타트업이 결합하는 경제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귀포(제주)=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