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3만달러=선진국'이라는 사회 통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06년 2만달러 진입 이후 11년째 3만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왜 우리나라는 여전히 2만달러에 머물러 있는가. 그리고 우리나라가 3만달러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국가 경제 성장에는 많은 이유와 요소가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은 국민소득 3만달러 진입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중소기업의 성장이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우리나라도 그랬다. 과거 1만달러에서 2만달러 진입 당시인 참여정부 시절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 3만개 육성'이라는 정책 기조 아래 혁신형 중소기업이 본격 발굴·육성되면서 이들 기업이 국내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성장·성숙 단계에 들어선 스케일업 기업은 창업 초기인 스타트업 기업과 역할을 분담,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에서 각각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스케일업의 대표격인 이노비즈 기업은 2001년 1000여개로 시작해 2017년 현재 약 1만8000개에 이르는 거대 기업군으로 성장했다.
이노비즈 기업들은 2015년 12월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1558조원 가운데 약 17%에 이르는 258조원을 담당하고 있다. 같은 해 삼성전자 매출액 200조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또 2010년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7년 연속 매년 일자리 3만개 이상을 만들어 냈다. 누적으로는 23만1179개에 이른다.
수출 성과도 이에 못지않다. 2015년 12월 기준 이노비즈 기업 전체 수출액은 363억달러로, 전체 직접 수출액 962억달러 가운데 38%를 차지했다.
연구개발(R&D) 투자가 뒷받침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2.8%다. 일반 중소제조업의 1.3%에 비해 2배가 넘는다.
이는 참여정부 시절 국민소득 2만달러 진입을 위해 실시한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정책의 방향성과 지원이 매우 시의 적절했고, 성공작이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이번 새 정부에서 우리나라는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을 기반으로 국민소득 3만달러에 진입해야 한다. 나아가 4만달러를 넘보는 수준으로 성장, 기필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해야 할 시기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각각 제 역할에 맞게 노력해야 한다. 이노비즈 기업과 같이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과 지원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기존의 차관급인 중소기업청은 종합 정책 수립은 물론 중소기업을 위한 강력한 정책 추진에 분명 한계가 있었다. 입법발의권과 부처 간 행정조정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중소기업청이 입법권과 강한 교섭력을 갖춘 장관급 중소벤처기업부로 재탄생했다. 중소·벤처 기업을 위한 정부 부처가 새로 등장하면서 관련 업계와 단체가 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충족시키려면 정부 차원에서는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글로벌 진출에서 실질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초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서 성장·성숙기인 스케일업 기업, 레벨업 단계인 중견기업으로 이어지는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에서 어느 한 곳도 소외되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민간 차원에서도 중소기업중앙회와 이노비즈협회 등 중소기업 관련 협회·단체가 정부 정책의 흐름에 맞출 필요가 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여는 핵심 동력이 중소기업 기술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임을 인지하고 적극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 독려하는 한편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공동 협력, 중소기업의 튼튼한 성장 사다리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더욱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 회장 smk@innobiz.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