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동남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미국 경제성장률에 빨간 불이 켜졌다. 9월로 점쳐졌던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AP통신 등은 허리케인이 미국 정유·물류·보험업에 타격을 가하며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애널리스트 관측을 보도했다.
당장 하비로부터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정유업계다. 엑손 모빌 베이타운 정유시설, 로열더치셸 휴스턴 소재 정유시설 등 10여개 정유시설이 문을 닫았다. 이에 미국 하루 평균 정유량인 1800만 배럴이 150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했다.
골드만삭스는 하비때문에 미국 정유시설의 16.5%가 폐쇄됐다며, 에너지업계의 혼란 탓에 3분기 GDP 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유업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도되면서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2.7% 내린 배럴당 46.57달러에 마감했다. 멕시코만 유전 지대에서는 지난주부터 태풍 피해를 우려해 인력이 철수하면서 산유량이 19% 감소했다.
물류도 멈췄다. 휴스턴 항만 폐쇄로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 차량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유조선과 수출용 곡물 선적 화물선 등도 마찬가지다.
이번 주 휴스턴 공항 두 곳이 폐쇄되면서 1600편이 결항했고, 보험사는 막대한 피해를 물어줄 상황이다.
경제지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준은 앞서 경제지표 호전 상황을 보고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