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와 쌍용차가 QM6, G4렉스턴 등 디젤 모델로만 판매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군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로 투입한다. 가솔린 모델 판매 비중을 높여 갈수록 강화되는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애초 환경부는 올해 9월부터 출시하는 모든 디젤차의 배출가스 측정방식으로 강화된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법(WLTP)을 도입하고, 이미 출시된 모델은 내년 9월까지 재인증을 받도록 했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회사 여건상 기존 시판 모델을 내년 9월까지 새 규제를 만족하기 어렵다며 시행 시기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환경부는 이들 업체의 입장을 수용해 2018년 9월부터 2019년 9월까지는 기존 시험방법을 적용한 차량도 전년도 출고량의 30% 범위 내에서 출고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한정된 범위지만, 유예 기간을 1년 더 늘려준 셈이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일단 생산 중단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디젤차 판매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게 됐다. 업계는 해마다 강화되는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 대응을 위해 디젤 엔진 기술 추가 개발보다는 가솔린차나 친환경차 판매를 점차 늘리는 방향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 역시 그동안 디젤로만 판매했던 제품군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로 투입해 가솔린차 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먼저 르노삼성차는 디젤 모델로만 판매했던 QM6 제품군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로 출시한다.
9월 초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QM6 가솔린은 2.0리터 4기통 자연흡기 엔진과 CVT 무단변속기를 탑재한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144마력, 최대토크는 20.4kg·m이며, 연비는 리터당 11.7km 수준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QM6 제품군에 추가될 가솔린 엔진은 이미 수출용 모델에 탑재돼 성능과 내구성을 입증했다”면서 “디젤 모델보다 우수한 정숙성과 승차감을 판매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도 디젤 모델 위주의 제품군을 가솔린 모델로 확대한다. 쌍용차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2.0리터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을 개발 중이다. 상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해 높은 출력과 연비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새 가솔린 엔진은 향후 G4렉스턴 등 다양한 쌍용차 제품에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가 디젤차 배출가스에 대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자동차 업계도 생존을 위해서는 가솔린차나 친환경차 비중을 확대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