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솔직히 인정한 밑바탕 위에서만 혁신이 가능하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에서 일하는 방식과 정책방향의 근본 혁신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TF) 활동을 소개했다.
유영민 장관은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10년 전 고민했던 문제에서 진전된 것이 없다는 생각에 '아직도왜? TF'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아직도왜TF는 구직자의 SW 기피현상, 가혹한 노동환경, 하도급과 갑질 등 SW산업 고질적 병폐 해결 노력이 왜 실패했는지를 근본부터 돌아보는 일이 주 임무다.
유 장관은 “지난 10년 동안 SW산업에서 원가규제와 대기업 참여제한, 대기업 원천 진입 불가 등 숱한 정책을 시도했는데 왜 해결을 못했는지,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는지를 솔직하게 살펴보고, 고백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갑질보다 더 큰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대안이 있는데도 해결하지 않았거나 (SW산업생태계 내에서) 숨겨진 무언가를 가져가는 세력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를 다시 한 번 제대로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또다른 혁신 프로젝트로 '어떡할래? TF'를 소개했다. TF는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연구개발(R&D) 투자를 전면 재검토해 통폐합하고 효율화하는 역할이다.
유 장관은 “기업 사례를 살펴보면 도입, 성장, 확산, 재배치 등 특정한 루틴에 따라 변화 관리를 한다”면서 “성장기에 취했던 전략이 다른 시기에도 제대로 가고 있는지 계획한대로 성과가 나는지를 다시 들여다보고 리어드레싱(재배치)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정부 주도 R&D를 연구자 중심으로 간다는 이야기 역시 오래 전부터 나왔다”면서 “왜 안됐느냐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솔직한 우리 고백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사업과 같이 금액이 적지 않은 사업도 제대로 들여다보고 노출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면서 “책임문제가 따른다면 일정부분은 면책을 시켜주고, 자유롭게 상상해 새로운 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 장관은 “긴호흡으로 멀리, 후대를 위해서 판을 닦자”면서 “수십년 이후 달탐사를 떠날 우리 아이들이 달에서 위치를 찾아 헤매지 않도록 우주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고 남기는 방식으로 혁신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