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3일 6차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규모는 5.7로 지난해 5차 핵실험 규모(5.04)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가 약 5~6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자신들의 정권수립 기념일(9월 9일)을 앞두고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실시 이후 1년 만의 핵 도발이다.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은 이날 오후 12시 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진앙 북위 41.30도, 동경 129.08도)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닌 대규모 폭발에 의한 인공지진으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이 지역은 북한이 과거 5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한 지역과 근접한 곳이며, 지진 규모는 5.7로 지난해 5차 핵실험 규모(5.04)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가 약 5~6배 큰 것으로 분석했다.
청와대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은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인공지진 감지 직후 전군에 대북 감시·경계태세 격상 지시를 하달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위기조치반을 긴급 소집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군 동향을 면밀히 감시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감행 정보 판단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ICBM급 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도발에 국제사회와 함께 최고의 강한 응징 방안을 지시했다.
북이 핵 미사일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 비가역적방법으로 포기하도록 고립하기 위한 안보리 결의 추진 등 모든 외교적 방법 강구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미사일 분야 기술을 더 이상 고도화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정부는 이번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강력한 응징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역대 핵실험 중 폭발 위력이 최대 규모로 추정돼 북한이 어떤 성격의 실험을 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핵실험 위력은 1차(2006년 10월 9일) 때는 규모 3.9(폭발위력 1㏏), 2차(2009년 5월 25일) 4.5(3~4㏏), 3차(2013년 2월 12일) 4.9(6~7㏏), 4차(2016년 1월 6일) 4.8(6㏏), 5차(2016년 9월 9일) 5.04(10㏏)로 평가됐다.
북한은 이날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 과학자들은 9월 3일 12시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번 수소탄 시험은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 제작에 새로 연구·도입한 위력 조정 기술과 내부구조 설계방안의 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확증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북한 핵문제의 중요 변곡점이 되며, 국제사회의 초강력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 핵실험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도 성명을 발표해 “북한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하고, 가장 강한 말로 단호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