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국내 대기업은 신산업 진출, 역량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심사한 총 295건 기업결합 동향과 특징을 4일 분석·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국내기업의 국내 또는 외국기업 인수)은 전년 동기보다 건수는 2.9%(209건→215건), 금액은 219.3%(13조원→41조5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에 의한 기업결합은 작년보다 건수가 감소(59건→45건)하고, 금액은 증가(6조8000억원→15조3000억원)했다.
공정위는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세계경제 성장세 유지, 국내 경제 회복 등 영향으로 건수와 금액 모두 증가했다”며 “그러나 대기업집단은 전반적으로 기업결합에 소극적이었고 신산업 진출, 역량강화를 위한 기업결합도 활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집단의 비계열사간 기업결합은 전년 동기 대비 건수가 감소(33건→27건)했다. 금액도 삼성의 하만(Harman) 인수(9조3000억원)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크게 감소(6조4000억원→1조1000억원, 82.8% 감소)했다. 계열사간 기업결합도 감소(26건→18건)했다. 다만 롯데, 하림 등을 중심으로 도소매·유통업 분야에서 그룹 내 구조 조정 목적으로 볼 수 있는 기업결합이 다수 이뤄졌다.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전기·전자업(14건→21건)에서 증가가 두드러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기·전자 부문의 기업결합 증가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성장에 따라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기업결합이 증가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전년 동기보다 건수는 27.0%(63건→80건) 증가했지만 금액은 18.5%(253조원→206조1000억원) 감소했다.
외국기업은 첨단산업 분야 M&A가 활발했다. 외국기업의 정보통신·방송, 전기·전자 분야 기업결합 금액은 146조6000억원으로 외국 기업 전체 기업결합 금액의 71.1%에 달했다.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는 건수(20건→24건), 금액(1조1000억원→4조5000억원) 모두 증가했다.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전체 기업결합은 총 295건, 금액은 24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수는 전년 동기(272건) 대비 8.5% 증가했지만 금액(작년 상반기 266조원)은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