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급감해 국내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위기를 맞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영업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공항 면세점 임대료 부담마저 높아지자 해외 사업에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이 60% 지분을 투자한 베트남 합작 사업 '푸칸면세점'을 설립한 베트남 다낭 공항 면세점 2차 오픈을 지난 1일 단행했다. 롯데면세점은 5월 다낭 공항 매장 중 일부 매장(약 300평)만 오픈 운영해오다 화장품, 향수, 담배, 술, 선글라스 등으로 품목을 확대해 2차 오픈에 나섰다.
다낭은 세계적으로 관광객 발길이 늘고 있는 베트남의 대표 휴양도시로 최근 국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매주 약 5000명 이상 한국인 관광객이 찾고 있어 외국인은 물론 한국인 관광객 공략에도 주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항 내 매장 입지도 최상급이다. 출국장 내 검문을 통과한 직후 곧바로 만나볼 수 있는 공장 정중앙에 위치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입점 브랜드 역시 △구찌 △몽블랑 △에르메스 △불가리 △버버리 등 고급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했다.
【사진2】롯데면세점은 해외 진출 1호 점포인 자카르타 공항점의 영업을 지난 7월말 종료했지만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다낭공항을 확대 오픈하며 타격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됐다.
롯데면세점 베트남 다낭공항점은 2차 오픈에 이어 10월 말 시계 등 품목을 더욱 확대해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며 베트남이 관광지로도 각광받는 만큼 호찌민, 하노이 등 기타 지역 진출도 추진중이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체계적인 현지화 마케팅이 가능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의 베트남 시장 공략은 중국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해외 신사업을 발굴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시장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베트남은 5~6%대 고성장세가 이어지는 데다 인구 9400만명으로 내수시장이 발달한 것은 물론 30대 이하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약 40~50%를 차지해 성장잠재력도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부담마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 진출은 실적 회복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라며 “주요 도시 공항 입점은 글로벌 면세점으로 입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해외 시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