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공세 신세계 "A급 채널 확대"...업계 1위 노린다

신세계티비쇼핑이 3대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모두 'A급 채널'을 확보했다. 소비자 채널 접근성을 기존의 TV홈쇼핑과 대등한 수준으로 강화,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T커머스 사업자로서는 전례 없는 마케팅 전략 공세를 퍼부으며 업계 1위 KTH를 맹추격하고 있다. 신세계는 TV홈쇼핑 사업 확보가 오랜 숙원이었다. 이를 대체할 T커머스에서 공세에 나섰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티비쇼핑은 최근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가 단행한 수시 채널 개편에서 2번 채널에 편성됐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현대HCN의 최신 채널 편성에서는 4번을 꿰찼다.

신세계티비쇼핑은 T커머스 업계 최초로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에서 모두 10번 이내 한 자릿수 채널을 차지한 사업자가 됐다. 지난 4월 KT IPTV 올레tv에서 2번을 확보한 것을 시작으로 4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다. 케이블TV에서는 지상파 채널 옆인 4번을 차지하면서 S급 채널 홈쇼핑과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

T커머스 공세 신세계 "A급 채널 확대"...업계 1위 노린다

신세계 관계자는 “T커머스 채널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한 투자 차원의 조치”라면서 “그동안 T커머스에서 축적한 상품군과 콘텐츠가 실제 구매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해 채널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유료방송은 통상 채널을 S, A, B, C 4등급으로 분류한다. S는 지상파 채널 사이, A는 S급을 제외한 한 자릿수 채널 또는 20번 이내 종합편성(종편) 등 인기 채널 주변이다. 신세계티비쇼핑은 그동안 위성방송과 케이블TV에서 C급에 머물러 있던 채널 번호를 각각 A급으로 끌어올렸다.

통상 유료방송은 채널 등급에 따라 송출수수료를 차등 적용한다. 업계는 신세계가 각 유료방송에서 10번 이내 채널 확보를 위해 최소 50% 이상 많은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했다.

신세계는 한 자릿수 채널을 잇달아 확보하면서 T커머스 1위 사업자 KTH를 추격할 기반을 구축했다. KTH는 지난 1·2분기 T커머스 사업 부문에서 각각 238억원, 2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신세계티비쇼핑은 1분기 145억원, 2분기 183억원 매출을 각각 올렸다. 지난해 1분기 두 배 이상 벌어진 차이가 지속해서 줄고 있다. 신세계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이르면 내년에 KTH를 넘어서는 '그랜드 크로스'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가 앞자리 채널로 진격하는 '퍼스트 펭귄'으로 나서면서 다른 T커머스 사업자가 뒤를 이어 채널 확보 경쟁에 뛰어들 공산이 커졌다. 실제로 CJ오쇼핑 T커머스 채널 'CJ오쇼핑플러스'는 이번 KT스카이라이프 채널 개편에서 39번에서 22번으로 채널을 앞당겼다.

신세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접근성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면서 “다양한 방송 플랫폼에서 적정한 비용 수준을 지키면서 좋은 번호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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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