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이 격랑에 빠진 시기, 헤쳐나갈 전략을 마련했다는 데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는 산업수학을 매개체로, 산업과 학문의 교량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人사이트]양현미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https://img.etnews.com/photonews/1709/991223_20170905152137_091_0001.jpg)
양현미 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최고전략책임자(CSO)가 4월부터 서울대 수리과학부 객원교수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양 교수는 GSMA 퇴임 직전 글로벌 이통업계의 2050년까지 전략을 담은 'P5B(50억의 힘)' 비전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P5B 비전을 바탕으로 국내와 글로벌 사업자에 전략을 조언했다.
그는 “통신사업자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은 플랫폼”이라면서 “이른바 '줄장사'라고 하는 요금 위주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를 통신망 위에서 오가게하는 변화와 혁신을 내부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통사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통사 최고경영자(CEO) DNA부터 바꿔야 하는데, 굉장한 어려움에 직면하기 전에는 바뀌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크게 보고 미래 통찰력을 고민하는 것을 전제로 우선 중심과제를 하나씩 만들면서, 사업모델과 신사업을 혁신하려는 점진적 노력을 시작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최근 직접 요금인하 위주의 통신비 정부 규제와 관련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기존 규제 방식을 통신사에 적용한다면 통신사가 앞으로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든다”면서 “소비자로서 통신비가 저렴해지면 좋지만, 우리나라 전체 미래와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은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야 하지 않나”고 반문했다.
양 교수는 GSMA 시절을 회상하며, 가장 큰 보람으로 글로벌 이통사의 전략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GSMA에 처음 갔던 2012년은 스마트폰 출현으로 폐쇄됐던 통신 생태계가 외부 침입에 의해 격변하는 시기였다”면서 “평화로운 시장이라면 전략이 필요없었겠지만, CSO를 수행하면서 글로벌 이통사가 원하는 미래전략을 성공적으로 만들고 공감받은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국내 금융권과 통신사, 글로벌 조직의 리더를 역임하고, 산업의 근본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음 행선지로 학계를 선택했다.
그는 “산업수학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기반이 되는 학문임에도 학계와 산업계, 정부가 수학을 보는 시각이 다 달랐다”면서 “무한한 파워를 지닌 산업수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에서 산업과 학계의 소통 교량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