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가 동물 중 가장 높은 언어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물과 이를 나타내는 문자, 우는 소리 등을 세트로 기억하는 능력이 발견됐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카이대학 무라야마 쓰카사 교수 연구팀은 “돌고래가 사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사물의 이름을 외우고, 사람에 가까운 언어능력을 갖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논문을 지난달 30일자 영국 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바현 가모가와시에 있는 가모가와 수족관에서 사육 중인 흰돌고래(낙)를 이용해 실험했다. 잠수사가 사용하는 잠수용 물갈퀴를 보여주면 '피~' 소리를 내거나 '二(이)'로 표시한 문자를 고르도록 훈련시켰다. 그와 반대로 같은 소리를 들려주거나 문자를 보여주면 물갈퀴를 고르도록 했다. 그러자 문자와 울음소리 간 관련은 가르치지 않았음에도 물갈퀴가 없어도 '二' 보면 '피~'하고 울거나 '피~' 소리를 들려주면 '二'를 골랐다.
무라야마 교수는 “이런 식으로 기억하는 건 인간뿐”이라며 “침팬지와 오랑우탄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마스크와 양동이, 장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각각을 나타내는 울음소리와 문자를 기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에서는 힌트를 주지 않도록 사람의 시선을 가리고 포상으로 주는 먹이도 주지 않았다.
돌고래는 입이 아니라 머리 위에 있는 호흡공에서 울음소리를 낸다. 사육사가 단어로 표현한 '피요피요', '아침 인사(오하요)' 등 8가지 언어를 흉내 낸 울음소리를 내는 사실이 2014년에 밝혀져 주목을 받았으나 이때는 앵무새처럼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이었다.
무라야마 교수는 “가모가와 수족관에서 사육되고 있는 돌고래 낙은 사물의 의미를 이해한다고 할 수 있다”면서 “다음에는 동사를 기억시켜 인간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