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안전에 안전을 더한 수소전기차 탱크 생산 현장 가다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 수소연료탱크 생산 현장, 수소탱크가 폭발 등에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는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독보적인 기술 고도화로 세계 시장을 선점할 고부가가치 산업임을 확인했다.

일진복합소재 완주공장 내부 기밀시험 중인 수소연료탱크.
일진복합소재 완주공장 내부 기밀시험 중인 수소연료탱크.

전라북도 완주산업단지 일진복합소재 공장은 내년 초 출시되는 현대차 수소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막판 검사·생산공정 재정비에 분주했다. 수소연료탱크 전용 생산라인이 깔렸고 파열·내압·방폭·화염·기밀 등 탱크 안전시험 공정도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다.

일진복합소재는 압축천연가스(CNG), 수소 등 복합소재를 이용한 고압 탱크를 주로 생산한다. 2014년 현대차가 상용화 한 수소전기차 '투싼 ix'에 수소연료탱크를 독점 공급한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차세대 수소전기차 연료탱크도 독점 공급한다.

공장 내부에 들어섰을 때, 출하를 기다리는 각종 연료탱크와 입고된 다수의 원부자재가 한 눈에 들어왔다. 또 한컨에서는 '윙'하는 요란한 기계설비 소리를 내며 수소를 연료탱크에 '넣었다, 빼냈다' 반복하는 압력 시험이 한창이었다.

수소연료탱크를 만드는데 자재검사부터 융착, 코팅·건조와 검사까지 총 18개 공정을 거친다. 완성된 수소탱크 검사 항목만 무려 25가지나 된다.

전세계 통틀어 수소연료탱크 개발과 양산력까지 갖춘 기업은 일진복합소재와 자체 수요만 감당하는 일본 토요타가 유일하다. 미국 링컨 컴포지트 등도 수소탱크 개발기술은 확보했지만, 양산 경험은 아직 없다. 그 만큼 이곳에선 야무지게 짜인 공정에서 안전에 대한 세심함과 기술적 치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일진복합소재는 국내 최초로 초경량 복합소재 연료탱크(TYPE4)를 개발했다. TYPE4 연료탱크는 복합소재로 만든 고강도 프라스틱 재질 외관에 탄소섬유를 감아 강도와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게 특징이다. 이는 일진복합소재만의 독자기술로 탄소섬유 등에 에폭시·열가소성 수지 등을 합침시켜 만든 탄소복합소재와 필라멘트 와인딩(filament winding) 공법 적용이 핵심이다.

탄소섬유 실(Thread)을 감아, 높은 압력에서도 잘 견딜 수 있는 패턴 설계로, 탱크가 총격이나 큰 충격을 받더라도 터지지 않고, '피식'하는 소리와 함께 수소가스가 새어나오도록 만들어졌다. 여기에 추가 안전장치(PRD)를 통해 노출된 가스가 차량 내부 화재 발생 요소와 접촉되지 않도록 탱크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완성된 수소탱크는 공인기관을 포함해 25개 항목의 국제기준 및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출하할 수 있다. 출하제품 스팩 압력(700Var) 보다 1.25배 넘는 압력으로 1만2500번 충·방전 테스트 거치고, 국가법규(KGS인증)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 담당자 입회하에 각종 검사가 진행된다. 여기에 유럽 수소관리 규격인 'ECE79' 인증도 획득했고, 추가로 유럽안전(ECE)기구가 실시하는 수압·가스·화재 관련 GTR 테스트 통과도 막바지 단계다.

윤영길 일진복합소재 용기사업부장(상무)는 “수소폭탄은 중수소(질량2 수소)와 삼중수소(질량 3)를 플라즈마 상태로, 1억℃로 가열해 핵융합하며 폭발하지만 수소전기차는 수소(질량1)와 공기 중 산소 반응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사고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구조다”며

“자사 수소연료탱크는 독자적인 융착, 와인딩 기술로 이미 총격 테스트에도 통과된 세계 유일의 제품이다”고 자신했다.

일진복합소재 완주공장 내 출고를 앞둔 CNG 등 각종 연료탱크.
일진복합소재 완주공장 내 출고를 앞둔 CNG 등 각종 연료탱크.

일진복합소재는 현대차 수소전기차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이미 세계 수소전기차 연료탱크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승권 일진복합소재 대표는 “강철보다 10배 더 단단하면서도 무게는 강철의 25% 수준의 경량화 소재기술로 관련 업계에서도 차세대 수소전기차 연료탱크로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현대차 공급 덕에 이미 일본과 유럽 등 기차나 선박, 중국 수소전기버스 업체와 공급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