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극한으로 치닫는 노사 갈등…'카스' 공급 차질 우려

오비맥주, 극한으로 치닫는 노사 갈등…'카스' 공급 차질 우려

오비맥주 노사간 갈등 여파로 파업이 장기화 되며 '카스'를 비롯한 제품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 경쟁사가 마케팅을 강화하고 수입맥주와 수제맥주가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 점유율 하락 우려도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동조합은 지난달 28일 광주·이천·청주 등 3개 공장 총파업에 돌입한 뒤 지난주 순차 파업을 진행했으며 지난 4일부터 총파업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7월27일 1차 경고파업과 8월4일 총파업 출정식, 5~8일 이천공장, 10~11일 광주공장 부분 파업, 21일 3개공장 총파업 후 계속해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생산직 직원들이 파업을 진행중이며 6일 영업직도 파업에 동참할 방침이었으나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 노사는 7월부터 입금협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걷고 있다. 노조는 8%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2.5% 인상을 제시해 7월부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측의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사측은 지난달 18일 3.5% 인상안을 수정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총파업을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노조는 현재 '캐치업' 시스템 도입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직이 연봉상승분 외 호봉이 매년 1.8% 오르는 것을 생산직에도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생산직 초봉이 55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에 달하고 △2013년 6% △2014년 4.7% △2015년 4.7% △2016년 3.5% 등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 연봉 인상안을 타결해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사측은 올해는 임금만 협상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 △초과근무수당 조정 △연차저축은행 시행 등 단체협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올해는 임금만 협상 대상이므로 단체협약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사간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파업 참여한 이들의 임금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철회해달라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물러날 계획이 없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장기화 되자 오비맥주는 극성수기는 지났지만 가을 성수기를 맞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그동안 생산제고와 3개 공장 순차적 파업으로 물량 공급에는 차질이 없었으나 총파업이 계속되며 물량 부족 현상이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정용 시장을 줌심으로 수입맥주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제맥주도 맥주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에 오비맥주의 파업 장기화는 국내 맥주 시장 정체기를 앞당긴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맥주 업계 2위 하이트진로는 최근 부진한 맥주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와 발포주 '필라이트'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롯데주류는 기존 '클라우드'에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로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 노사의 갈등이 매년 되풀이 되고 있어 이는 곧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파업 장기화로 결국 경쟁사와 수입맥주가 반사이익을 얻어 점유율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