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다이아몬드를 전해액 첨가제로 사용해 리튬이온배터리 폭발을 막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드렉셀대와 중국 칭화대, 화중대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나노 다이아몬드를 활용해 리튬이온배터리 덴드라이트(Dendrite·수상돌기) 성장을 억제하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두께 1만분의 1 정도인 나노 다이아몬드를 리튬이온배터리 전해액에 첨가해 단락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타고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서 충·방전이 이뤄지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이온이 축적되면서 덴드라이트가 발생하게 된다. 덴드라이트가 성장하면 분리막에 단락을 발생시켜 발화·폭발을 유발한다.
전해액에 나노 다이아몬드를 첨가하면 리튬이온이 나노 다이아몬드 표면에 균일하게 축적되기 때문에 덴드라이트 형성이 억제된다. 나노 다이아몬드는 금속 코팅을 보다 매끄럽게 만드는 방법으로 전기 도금 업계에서 오랫동안 사용돼왔다.
연구팀은 전해액에 나노 다이아몬드를 혼합했을 때 100회 충·방전을 반복하는 동안 덴드라이트 형성이 느려지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는 아직 일반 노트북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배터리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으로 더 많은 배터리셀 테스트가 필요하다.
나노 다이아몬드를 활용하면 덴드라이트 형성 억제 외에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저장 용량이 우수한 리튬을 음극재로 만들면 배터리 밀도를 높일 수 있지만 충·방전에 따른 덴드라이트 형성 때문에 수명이 짧고 안전성 문제가 있어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 현재 리튬이온배터리 음극재로 덴드라이트 발생을 억제하는 흑연이 주로 쓰이는 이유다. 하지만 흑연은 리튬보다 에너지 저장 용량이 이론적으로 10분의 1 정도로 적어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이기 힘든 단점이 있다. 나노 다이아몬드를 활용하면 순수 리튬 전극을 만들더라도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언급했다.
유리 고고치 박사는 “배터리 안전성이 이번 연구의 핵심적인 문제”라면서 “다만 덴드라이트 형성을 100% 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선 휴대폰이나 자동차 배터리가 아닌 다른 응용 분야에 먼저 전해질 첨가제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