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 분야를 대상으로 국유재산 사용료를 감면해주거나 무상 제공하는 '국유재산특례지출'이 내년에도 사실상 늘어난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사회적 경제'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국유재산특례지출 규모는 5792억원으로, 올해(6951억원)보다 1159억원 줄어든다. 그러나 올해 특수사례(서울대학교병원 첨단치료개발센터 양여가 1211억원)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 규모는 사실상 늘었다는 평가다.
국유재산특례지출은 국유재산 사용료 감면, 양여 등 국유재산특례 운용으로 발생하는 재정수입 감소분을 의미한다. 그만큼 해당 분야에 재정 투입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국유재산특례지출은 2014년 7408억원에서 2015년 1조1333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4689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 6951억원으로 증가했고 내년에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세출 분야별로 구분했을 때 총 15개 분야 가운데 12개에서 내년 국유재산특례지출이 증가하거나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국토·지역개발 분야가 올해 19억700만원에서 내년 95억6600만원으로 가장 크게 늘어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는 1132억원에서 1188억원으로 증가한다. 사회복지 분야도 304억원에서 308억원으로 소폭 늘어난다. 과학기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63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출 분야별로 교통·물류, 국토·지역개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교육 4개 분야에 대한 특례지출 비중이 전체의 70%를 웃돈다”며 “공공질서·안전, 환경, 과학기술 분야는 증가 추세고 사회복지, 농림수산 분야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공존·상생을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를 강조한 만큼 국유재산특례지출 규모는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달 '사회적 가치 실현 등을 위한 새 정부 국유재산 정책방향'을 내놨다. 재정수입 증대를 위한 개발·활용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국유재산 정책에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가했다.
정부는 복합청사, 대형 국유지를 활용해 2022년까지 총 4000개 벤처·창업기업에 입주공간을 제공한다. 도심지역 노후청사를 복합 개발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목적으로 국유재산 대부 신청 시 대부료율을 감면해 줄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유재산 관리 목적에 기존에는 없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가했다”며 “정부의 사람중심경제 구현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