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8세대 OLED 증설에 '행복한 고민'…일·중 TV업체 '러브콜'

IFA 2017에서 관람객이 LG전자 OLED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전자신문DB)
IFA 2017에서 관람객이 LG전자 OLED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전자신문DB)

LG디스플레이가 8세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량 확대로 매출과 수익을 동시에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와 파나소닉 주문량이 예년보다 급증한데다 중국 TV 제조사까지 프리미엄 제품으로 OLED TV 출시에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높은 판가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유일 대형 OLED 패널 공급사 지위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OLED를 생산하는 E4라인 2단계 투자분을 3분기부터 가동했다. 3분기에 초기 가동을 거쳐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풀가동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풀가동을 앞두고 일본, 중국, 유럽 등 TV 세트업체와 물량 공급을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은 세트업체보다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LG전자가 OLED TV 시장 확대를 위해 고군분투했다면 올해 스피커를 디스플레이 패널에 통합한 소니 '브라비아 A1E'가 호평받으며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도시바가 IFA 2017에서 공개한 OLED TV (사진=도시바)
도시바가 IFA 2017에서 공개한 OLED TV (사진=도시바)

소니에 이어 도시바도 OLED TV 출시에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가 초기 계약 물량보다 수 배 많은 수준을 요구했고 도시바도 상당 수준 물량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니와 도시바는 최근 독일 IFA에서 각각 OLED TV를 선보였다.

기존 OLED TV 진영인 중국 기업도 패널 확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그동안 고해상도를 OLED TV 핵심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올해부터 스피커를 패널에 통합한 크리스털사운드올레드(CSO), 벽에 붙이는 월페이퍼 등 디자인 혁신형 기술을 앞세워 프리미엄 TV 전략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동안 중국 TV 제조사 대부분이 실적 부진을 겪었기 때문에 프리미엄 TV 시장에 내세울만한 제품을 확보하는 게 더욱 중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TV 세트사가 프리미엄 급으로 내세울 만한 제품이 마땅하지 않아 소비자 수요를 일으키지 못한 것도 상반기 성적 부진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OLED TV는 패널 공급이 부족했고 퀀텀닷(QD) TV는 북미·유럽에서 삼성과 경쟁에서 밀려 중급형 시장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LG전자에 더해 소니가 OLED TV 시장 확대에 본격 합류하면서 내년 OLED TV 경쟁에 참여하려는 세트사 경쟁이 치열해졌다.

경쟁사 없는 LG디스플레이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E4 2단계 투자분이 풀가동을 시작하면 월 생산량은 기존 E4 1단계 월 2만6000장을 더해 내년 상반기까지 약 5만장 이상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E4 3단계 투자분을 집행해 내년 3분기 가동하면 내년 말까지 약 7만장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능력이 증가해도 65인치 수요가 늘어나 패널 완제품 공급량 증가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 8세대 마더글라스 1장에서 55인치는 6장을 만들 수 있지만 65인치는 3장에 그친다. 생산능력이 올 2분기보다 내년 2분기에 약 두 배 증가해도 실제 생산량은 이에 못 미칠 수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OLED TV 패널이 90만대에서 올해 170만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목표 출하량은 250만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TV 제조사와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상황이 여유롭다. 추가 투자분이 첫 가동할 때 일시적으로 생산 비용이 증가하지만 전반적으로 수율이 올랐고 생산 능력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패널 가격을 낮춰서 제공할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공급이 한정됐고 시장 반응이 뜨거운 만큼 굳이 몸값을 낮출 이유가 없다. 높은 가격 정책을 고수해도 협상에 유리한 패를 LG디스플레이가 쥔 셈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 TV 제조사가 올해 프리미엄 전략에 실패한 만큼 OLED TV 사업 확대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세계서 유일하게 OLED TV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가 유리하게 공급 방향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