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를 연달아 위협하고 있는 초강력 허리케인들을 미국 통화정책 당국도 주목하고 있다. 통화 긴축 타이밍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허리케인이 돌발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달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돌입하고, 연말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그렇지만 허리케인 피해가 경제지표에 반영된다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기존 스케줄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미국의 4대 도시인 텍사스 주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후유증으로, 이미 거시경제 지표는 악화할 조짐이다.
지난주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한주 새 6만2천 건 급증했다. 2년 5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경제활동이 위축된 텍사스 주에서만 5만 건 이상 늘었다.
'석유의 메카'인 텍사스 주의 정제 업체들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휘발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는 내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하비의 충격으로 3분기(7~9월) 미국의 경제성장률(GDP) 증가율이 1.0~1.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최고 수준인 5등급 허리케인 '어마'는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남부지역의 농업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