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이차전지 부품업체 신흥에스이씨가 최대 3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해 설비 증설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
황만용 신흥에스이씨 대표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전기차 시장 확대로 고객사 수주 물량이 급격히 늘고 있어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해 신규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최근 회사의 급성장 흐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흥에스이씨는 소형·중대형 각형 전지용 캡어셈블리(Cap Assembly)와 소형 원형 전지용 전류차단장치(CID)를 주력으로 만든다. 캡어셈블리와 전류차단장치는 배터리의 '뚜껑'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배터리 내부 압력이 상승해 폭발하기 전에 전류를 차단하고 가스를 외부로 배출하게 하는 핵심 제품이다. 배터리 내용물을 담아 보관하는 케이스인 캔(CAN)도 만든다.
최근 각국 정부의 전기차 의무생산 할당제도 도입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시장 진출로 이차전지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부품 수주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신흥에스이씨가 상장으로 공모할 금액은 231억~294억원이다. 신흥에스이씨는 공모금을 증설 투자에 1순위로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 초 본격 가동 예정인 헝가리 공장에는 이미 집행한 투자금을 합해 총 2000만유로(약 27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또 오산과 양산 공장 라인 증설에도 각각 80억원 정도를 추가 투자한다.
회사는 올해 작년 대비 약 30% 성장한 1300억원 규모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헝가리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내년 이후에는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사업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중대형 각형 캡어셈블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자동차용으로 공급되는 원통형 배터리팩 모듈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에 쓰이던 니켈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전기전도도가 높고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관심을 가지는 업체가 많다. 최근 출하량이 늘고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의 밀봉과 전기 통로 역할을 하는 스트립터미널(Strip Terminal)도 지난해 고객사 인증을 획득해 내년부터 본격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에스이씨는 1979년 부산에서 신흥정밀로 시작했다. 브라운관TV에 들어가는 전자총 부품을 주로 납품했지만 2000년 이차전지 부품 시장에 진출해 2007년 완전 국산화에 성공했다. 2009년 2세 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법인전환한 이후 매출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289억원이었던 신흥에스이씨 매출은 지난해 1001억원으로 늘어났다.
40년 가까이 쌓아온 초정밀 금형 제작과 정밀가공, 프레스 가공 기술 노하우가 안전성이 최우선 요소로 꼽히는 전기차 부품을 만드는 데 핵심 기술력이 되고 있다.
현재는 창업주인 최화봉 회장의 사위인 황만용 대표와 김점용 회장의 아들인 김기린 대표가 공동경영하고 있다. 창업주부터 시작된 동업 체제를 40년 가까이 이어온 보기 드문 사례다.
황 대표는 “연구개발(R&D) 비용을 매년 증액하고 관련 인력을 보강하면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면서 “자금력을 보강해 정밀 금속가공과 접합 등 핵심 요소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전기차 경량화 등 전방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