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가동하고, 금융소비자 중심 감독기구가 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최 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원장 직속 자문기구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
금융소비자보호위는 금융권 감독 제도 시행에 앞서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제도 적정성을 심의한다. 기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 절반을 시민단체 중심으로 학계·언론 등 각계 전문가로 꾸린다.
최 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소비자는 금융시스템의 거대한 축이자 금융회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근간”이라며 “금감원이 앞장 서 중재와 보정을 통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필요하면 피해 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거래 당사자 간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문제도 언급했다. 이를 막기 위해 금감원이 가진 금융산업 관련 통계·검사·제재 정보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민원·분쟁 조기경보시스템'도 도입한다. 민원 유발 상품, 불완전판매 유형 등 민원유발 정보는 적시에 분석하고 그 결과를 감독·검사에 연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또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기업은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시범위를 확대한다.
최 원장은 “기업에 저출산 대응 노력, 환경보호, 노사관계 등 사항을 공시하도록 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 알권리를 충족시킴으로써 투자 판단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취임사에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금융감독 방향을 밝혔다. 금융 회사 건전성 감독과 금융거래 시장 감독이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청과 역지사지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장과 소통 없이 일률적인 잣대로 무작정 메스를 들이 대면, 수술 중 의도치 않게 환자가 사망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한국금융연구원장과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하고,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위원회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민간 금융전문가 출신으로 처음 금감원장에 올랐으며, 앞으로 금감원 내부 혁신과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 운영이라는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