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면 스마트 시계줄 '시그널(sgnl)'이 출시됩니다. 양산 일정이 변경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침내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첫 선을 보입니다.”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만난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는 첫 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었다.
최 대표는 “그동안 많은 기능을 개선했고, 디자인도 변경했다”면서 “전시회 참가에서 얻은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센서 위치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놈들연구소는 출신부터 제품까지 다양한 면에서 주목받아온 회사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 출신 1호 분사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벤처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놈들연구소 사업 아이템인 스마트 시계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손목에 스마트 시계줄을 차고, 손끝을 귀에 대면 통화가 가능한 제품이다. 원리는 시계줄에 장착한 '체전도 유닛'이 음성신호를 진동으로 바꾸고, 이 진동이 손을 타고 올라가 소리를 전달하는 원리다. 인체를 매질로 소리를 전달하기 때문에 주변에 소리가 새 나갈 걱정이 없어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올해 IFA도 주최측 초청으로 참가했다. IFA가 처음 마련한 스타트업 혁신 기술 전시장인 'IFA 넥스트'에 초청 자격으로 왔다.
이같은 시장의 높은 관심은 투자로 이어졌다. 중국 벤처캐피털로부터 초기투자를 받았고,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17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등 후속 투자도 받았다.
제품 출시는 쉽지 않았다. 생산 기반이 없는 스타트업이다보니 제조를 담당하는 협력업체와 손을 잡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에게는 제조가 정말 어려운 과정”이라면서 “당초 2월 양산 계획이었지만, 제조사 사정으로 인해 10월 양산으로 밀리는 등 차질이 있었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생산이 밀린 기간 동안 제품 개선에 주력했다. 지난해 IFA에 참가했을 때 고객 반응을 종합해 디자인을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최 대표는 “시제품을 들고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다양한 관람객이 제품을 사용하다보니 손목 굵기가 제각각이었다”면서 “센서 위치가 사람들 손목에 맞지 않아 제대로 소리가 전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손목 굵기에 관계없이 통화가 가능하도록 센서 위치를 조정하는 디자인 변경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C랩 출신 기업으로서 자부심과 성공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최 대표는 “한국 기업은 정보 공유에 인색한데, C랩 기업끼리는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한다”면서 “이놈들연구소가 C랩 기업에 선도 사례가 되고 싶고, 다른 C랩 기업도 잘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