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침체로 내수에 시달리고 있는 유통업계가 가을 초대형 쇼핑대전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한민국 한류쇼핑관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보름앞으로 다가왔고 정부가 다음 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최대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생겨 소비 진작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북핵 리스크 등으로 침체된 소비심리를 되살린다는 전략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내수활성화 정책 중 하나로 꼽히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이달 28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정부는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해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규모 할인행사 참여 업체수(제조·유통·서비스)를 지난해(341개사)보다 대폭 늘리기로 했다. 가전, 의류·패션, 화장품, 생활용품 등 소비자들이 선호할만한 할인품목과 할인율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추석 황금연휴 기간(9월30일~10월9일)과 맞물려 개최되는 만큼 살거리 뿐만 아니라 볼거리·놀거리 제공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보다 11억원 늘어난 56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배정했다.
행사기간 중 외국인과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특별할인전도 진행한다. G마켓 등 국내 주요 역직구몰 8개사와 라쿠텐(일본), 라자다(동남아) 등 18개국 28개 해외현지 유명 쇼핑몰이 참여해 한류상품 할인판매 및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지난해 10개국 21개 쇼핑몰이 참여한 것과 비교해 확대됐다. 참여몰별로 기획특가상품, 쿠폰발급, 무료배송, 1+1 행사를 기획하는 등 한국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보다 풍성하게 해외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국내 역직구몰을 통해 해외 소비자에게 판매·배송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우정사업본부가 국제택배(EMS)비용을 30% 인하해 한국상품의 판매가 촉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보다 야심차게 준비한 올해 행사가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를 크게 진작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성공 열쇠를 쥔 외국인 관광객 방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1~7월)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53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46.5% 감소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사드 추가 배치가 가속화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된 상태다. 대북이슈에 민감한 일본과 구미주 관광객도 각각 4.2%, 2.4% 감소했다. 특히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연말까지 중국의 사드보복과 북한 리스크 등이 지속될 경우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469만명(27%)감소한 1256만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커와 외국인 관광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흥행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소비심리가 둔화되고 외국인 관광객 마저 줄어들고 있어 업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황금연휴와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이 중국 국경절(10월1~9일)과 맞물리는 만큼 반등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