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차차기 전기차부터 배터리 바꾼다...LG화학 유력해지나

글로벌 배터리전기차(BEV) 누적 판매량 1위 닛산이 차차기 모델부터 배터리 공급업체를 교체한다.

닛산이 NEC와 세운 배터리 합작사 AESC를 중국 GSR캐피탈에 매각하기로 함에 따른 조치다. 닛산 새 파트너로 최대주주이자, 얼라이언스(동맹) 관계인 르노의 배터리 공급선 LG화학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 쇼룸에 전시된 '닛산 신형 리프(Leaf)'.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 쇼룸에 전시된 '닛산 신형 리프(Leaf)'.

최근 일본 도쿄 마꾸라이 메세에서 글로벌 미디어 대상 '신형 닛산 리프(All-new Nissan LEAF)' 론칭쇼에서 사카모토 히데유키 닛산 총괄 부사장은 “신형 리프는 종전대로 AESC 배터리를 장착하지만, AESC 매각 후 차차기 (전기차)모델부터 배터리 공급선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9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출시 당시 전기차 배터리 전문 제조사가 없어 NEC(49%)와 합작사를 세웠지만, 지금은 성능을 충족시켜주는 배터리 공급업체가 다수 등장했다”고 매각 입장을 확고히 전했다.

AESC는 2007년 닛산이 51%, NEC가 49% 지분으로 설립한 배터리 제조업체다. 1999년 닛산 지분 43.4%를 인수한 르노도 전기차 배터리로 AESC 제품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르노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14년부터 배터리 공급사를 AESC에서 LG화학으로 바꿨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설립 목적이 차량 공동개발·판매 공조라는 점에서 LG화학 배터리 채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역시 지난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2세대 리프에 LG화학 배터리를 쓰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보통 전기차 개발에 2~3년에 기간이 필요한 만큼, 2세대 리프 이후 차기 모델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닛산의 차기 전기차 모델 개발 기간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협상은 이르면 AESC 매각 계약 성사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배터리 업체 선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닛산은 충전(급속) 규격을 일본 고유의 '차데모' 방식을 고수하기로 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렵형 '콤보1'과 '콤보2'를 채택한 글로벌 전기차 모델과 충전인프라가 늘고 있음에도 차데모만의 고유 강점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타카 사나다 닛산차 아태지역 수석 부사장 “전세계 전기차 충전소 중 규격을 따지면 차데모가 아직 1위이고, V2H(Vehicle to Home)·V2G(Vehicle to Grid) 등 차데모 고유 장점을 포기할 수 없다”며 “닛산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유럽 규격과 호환될 수 있는 어답터 기술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 쇼룸에 전시된 '닛산 신형 리프(Leaf)'.
일본 요코하마 닛산 본사 쇼룸에 전시된 '닛산 신형 리프(Leaf)'.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