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김기만)가 초전도핵융합장치 KSTAR를 이용한 운전 실험에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초기 운전 단계 성공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미래 핵융합로 운전을 위한 세계 경쟁에서 해외 선진국에 한 번 더 앞서게 됐다.
핵융합연은 KSTAR가 ITER 기준 운전 조건 아래에서 '플라즈마 경계 영역 불안정 현상(ELM)'을 34초 장시간 제어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ELM은 핵융합로 안에서 발생하는 초고온 플라즈마, 주변과의 압력·온도차로 발생하는 불안정 현상이다. 플라즈마 가장자리의 폭발을 유도, 핵융합로 내부를 손상시킨다. 플라즈마를 안정되게 유지시키는 것에도 방해가 된다. ITER와 같은 대형 핵융합로 운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제어해야 하는 과제다. 'ITER 기준 운전 시나리오'에 플라즈마의 모양, 성능, 유지 시간과 함께 필수 운전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핵융합연의 34초 ELM 제어 기록은 세계 주요 핵융합 장치 연구기관에 비해 10배 길다. 해외 기관의 경우 3~4초가 고작이다.
핵융합연은 이번 결과로 ITER의 플라즈마 운전 조건 모두를 충족시키는 운전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플라즈마 발생 및 유지 성과는 진작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해에는 고성능 플라즈마(H-모드) 70초 연속 운전에 성공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에는 H-모드 72초 발생, 플라즈마 이온 온도 7000만도 달성에 성공했다.
핵융합연은 KSTAR의 뛰어난 성능, 국내 연구진의 높은 플라즈마 제어 기술 역량으로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기만 소장은 “KSTAR는 핵융합로운전 기술 개발에 필요한 높은 플라즈마 성능, 긴 유지 시간을 동시에 구현하는 유일한 장치”라면서 “미래 핵융합로 운전 핵심 기술 확보에 가장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핵융합연은 현재 KSTAR 장치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추가되는 중성입자빔 가열장치(NB-Ⅱ) 개발 및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설치가 완료되는 2019년에는 1억도가 넘는 플라즈마를 발생시킴에 따라 새로운 단계의 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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