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위, 출범 또 늦어진다…민간위원 20명으로 축소

4차 산업혁명 컨트롤타워인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출범이 또 지연됐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 참석 아래 12일 킥오프 행사를 열 계획이었지만 연기됐다. 추후 일정은 아직 잡지 못했다.

위원회 민간위원도 25명에서 20명으로 축소 변경됐다. '민·관 기구→슬림화→위원장직 격하→출범 지연->또 슬림화' 단계를 거치면서 위상과 역할 축소 논란이 이어졌다.

12일 복수의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위 출범식이 12일에서 무기한 연기됐다. 위원장 인선 작업과 대통령 일정 등이 꼬이면서 후순위로 밀렸다.

지난 주 초 복수의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추천됐다. 약식 검증은 마쳤고 정밀 검증 단계에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각 인사가 거의 마무리됐지만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이 시작되면서 4차산업혁명위원장 인선과 겹쳐 정체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위원장뿐만 아니라 민간위원까지 인선을 한 번에 묶어 발표하려 하다 보니 일종의 '병목 현상'으로 더 늦어진다는 해석도 있다. 민간위원도 인사 검증을 거쳐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달 해외 순방에 두 번 나선다. 지난주 러시아 순방을 마쳤고, 18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해 유엔 총회에 참석한다. 대통령 순방에 위원장 선출까지 지연되면서 출범식 일정을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 순방 직후인 9월 마지막 주에 출범식을 갖지 못하면 추석 연휴를 보낸 10월 중순께로 출범이 늦어진다.

출범을 코앞에 두고 민간위원이 축소된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 통과된 운영안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 민간위원 최대 25명과 정부위원 5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민간위원 20명을 우선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5명이 아닌 20명 정도로 출발하려 한다”면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축소 배경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선 4차산업혁명위 지원단 구성부터 서둘렀다. 전날 지원단장 등의 인선을 단행했다.

위원장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원단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시행령 위반이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지원단장은 위원장이 선임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과기정통부는 지원단장을 지원단으로 수정했다.

지원단은 총 25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부처 파견 인력 15명과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등 관련 산하기관 인력으로 구성된다. 위원회 위원이 민간 출신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만회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어느 쪽이든 균형감을 잃은 것에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지원단이 공무원으로만 구성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