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인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 개혁, 창업 유형 다양화에 나선다.
그동안 분배 중심의 '소득 주도 성장'을 강조하며 혁신 성장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국내 산업과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 발굴, 법 개정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사람 중심 투자, 소득 주도 성장, 일자리라는 수요 측면을 강조하다보니 다른 한 축인 혁신 성장이 덜 부각된 게 아쉽다”며 “두 축이 함께 가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정부가 혁신 성장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도 예산·세제 등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문제라는 업계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8일 국내 벤처기업을 찾아 “혁신 성장, 기업 활동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왔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을 위한 세부 계획으로 창업 유형 다양화를 꼽았다. 종전 정부 지원이 청년·신규 창업에 쏠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김 부총리는 “창업 유형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최초 창업 뿐 아니라 생존률이 높은 숙련도 높은 사람의 창업, 재창업 지원에 신경을 쓸 것”이라며 “생계형 창업보다는 지식·서비스·문화콘텐츠 부문 창업이 단기간에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 부분 지원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규제 개혁을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신사업·신기술 부문 규제를 획기적으로 혁신해 기업 성장 동력 확보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신기술 등에 일정기간 규제를 면제하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정보통신진흥 및 융합활성화등에 관한 특별법(ICT특별법), 산업기술혁신촉진법 등 현행법을 개정해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시스템을 적용하는 규제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 지원 차원에서 국내 기업과도 만날 계획임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다음 주 미국 뉴욕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는 자동차, 조선, 유화 부문 기업과 중국 진출 기업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을 계획”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도록 정부가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고 예측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신경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문제도 공공 부문을 넘어 민간 고용 창출 지원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그 동안 추가경정예산, 2018년 예산안을 통해 공공 일자리 등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것이 어떻게 민간까지 연결 될지,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일자리는 기업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게 중요한 축”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 여부와 관련 김 부총리는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