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설'에 시달리는 한국GM 노사가 한달 여 만에 임단협을 재개한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이날 오후 19차 교섭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은 지난 7월 24일 18차 교섭 이후 약 50일 만이다. 특히 이번 교섭에는 지난 1일 새로 부임한 카허 카젬 사장이 처음 노조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커, 타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카젬 사장은 부임하기도 전 지난달 22일 노조와 첫 상견례를 갖고, 이달 5일에도 부평 본사에서 열린 '경영현황 설명회'에 참석, 직접 노조원을 포함한 임직원에게 비용 절감과 신차 개발 등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조와의 화합을 시도해왔다.
직전 18차 교섭이 결렬된 뒤 최근까지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는 등 쟁의 분위기를 고조시켜왔다.
여기에 이달 노조의 집행부 선거까지 겹쳐 노사 간 대치 상황이 추석 이후까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선거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조가 다시 교섭에 나선 만큼 업계 일각에서는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여전히 임단협 타결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사측은 지난 18차 교섭까지 기본급 5만원 인상과 성과급 1050만원(기존 대비 50만원 인상)을 협상안을 고수했다.
이에 비해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424만7221원) 500% 성과급 지급, 2개 조가 8·9시간씩 근무하는 현행 '8+9주간 2교대제'를 '8+8주간 2교대제'로 전환하는 안, 공장이 휴업해도 급여를 보장하는 '월급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카젬 사장이 지난 취임사(이메일)에서 경영현황 설명회 등을 통해 지속가능성, 누적 적자, 비용 절감 등을 강조한 만큼, 사측 협상안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없다는 게 사내외 중론이다. 따라서 카젬 사장은 교섭장에서 경영난과 적자 상황을 강조하며 노조를 설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카젬 사장은 지난 1일 취임 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화하는 재무 상황으로, 이는 우리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듯이, 한국GM은 3년 연속 큰 폭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직원 모두 변해야 한다. 이것은 저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의 의무”라고 말했다.
또 지난 5일 경영현황 설명회에서는 “비용 절감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