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거래하면서 정보가 부족해 '호갱'이 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가 2015년 8월 회사를 세우면서 가진 꿈이다. 심 대표가 사업을 준비할 무렵에도 부동산 정보 제공 플랫폼이 존재했다. 하지만 서비스 내용이 실망스러웠다. 10년째 큰 변화 없이 제자리걸음 했다. 집 주변 교육 환경, 편의 시설, 실거래 정보는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게 심 대표 설명이다.
이런 고민에서 시작된 사업이 호갱노노다. 심 대표는 “지역별 범죄율, 아파트 가격을 지도 위에 표시, 알려주는 해외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는데, 국내 플랫폼은 오랫동안 정체기를 겪어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플랫폼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야심작 호갱노노 앱을 지난해 3월 출시했다. 매물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집 구매에 앞서 꼭 필요한 자료를 선별,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정보를 손쉽게 검색,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했다는 게 특징이다.
앱을 켜면 지역·기간별 아파트 실거래가 변동, 인구 증감 현황을 표시한 지도가 나타난다. 수요와 공급을 분석, 지역별 인기 아파트 추천 기능도 갖췄다. 학군과 편의시설 정보는 기본이다. 지하철, 버스 탔을 때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도 알려준다. 원하는 매물을 갖은 공인중개사 정보도 담았다. 국토교통부, 특허청 공공데이터를 활용했다.
대출 상담도 해준다. 대출 예상 기간, 금액을 고른 뒤 상담하기 버튼만 누르면 은행 직원과 연결된다. 은행별 금리를 비교해볼 수 있다. 호갱노노 수익 모델이기도 하다. 은행 직원이 상담 수락을 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심 대표는 “사람마다 적용되는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상담은 필수”라며 “제1 금융권 대부분과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현재 또 다른 수익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수익에 보탬이 되면서 허위매물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세부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기존 부동산 플랫폼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라고 뀌뜸했다.
호갱노노 앱은 초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 5월 기준 월간활성사용자(MAU) 수에서 직방과 네이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마케팅 투자 없이 이뤄낸 성과라는 게 심 대표 설명이다. 최근에는 23억 규모 후속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심 대표는 올해로 13년차 개발자다. 네이버와 SK C&C에서 지도 개발자로 일했다. 카카오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당시 회사 내부 해커톤 대회에서 두 차례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팀원도 모두 네이버·카카오 출신 개발자다. 심 대표와 7~8년씩 한솥밥을 먹었다.
심 대표는 “호갱노노는 O2O 업체가 아닌 개발자가 모여 만든 IT 회사”라며 “부동산중개소 서비스 질을 향상시켜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