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투자한 한 펀드가 고객 돈 수백억원을 날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2 인베스트먼트는 이달 초 중국 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발표 직후 발생한 비트코인 가격 폭락이 “심각한 트레이딩 드로우다운 손실(drawdown loss)”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이 투자한 돈의 95%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사를 두고 런던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2600만파운드(약 390억원)의 자금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1일에는 고객들의 돈 대부분을 잃었다는 글을 올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 펀드는 자사의 비트코인 트레이딩 전략이 외환 현물거래에 맞춰 설계된 탓에 손실을 회복할 수 없는 가격 폭락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더 타임지는 사건 발생 이후 I2 인베스트먼트에 연락을 취해보았으나 연결이 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금융감독당국인 금융행위규제기관(FCA)는 사고 발생 직전 ICO 행위로 투자금을 잃은 경우 투자금 보호는 '사안별' 원칙에 따라 적용될 것임을 시사했다.
FCA는 “가상화폐는 한 기업의 주식, 미래 서비스에 대한 선불 바우처 또는 어떤 경우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애슈허스트의 브래들리 라이스는 “FCA가 기술발전을 가로막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규제되지 않은 가상화폐 발행과 안전한 크라우드펀딩 활동 사이의 경계는 아주 얇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